토트넘을 향한 사랑, 그 끝도 아름다울까

황민국 기자

손흥민, 연봉 인상 없이 1년 옵션 연장…포스테코글루 “손 커리어 우승으로 마무리가 목표”

토트넘 손흥민이 9일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리그컵 준결승 1차전에서 어딘가를 쳐다보고 있다. 런던 | AP연합뉴스

토트넘 손흥민이 9일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리그컵 준결승 1차전에서 어딘가를 쳐다보고 있다. 런던 | AP연합뉴스

새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들썩인 소식은 손흥민(33·토트넘)의 계약 연장이었다.

손흥민은 지난 7일 토트넘과 2026년까지 계약을 연장했다. 손흥민은 2021년 7월 토트넘과 4년 재계약을 맺을 당시 계약서에 1년 옵션을 병기했다. 재계약과 달리 연봉 인상 없이 계약 기간만 1년 늘리는 조건이다.

다소 불리한 조건이지만 손흥민이 그 누구보다 토트넘을 사랑하는 선수라는 뜻이다. 손흥민은 이 옵션이 발동되면서 최소한 2026년까지는 토트넘 유니폼을 입게 됐다. 손흥민은 “나는 이 클럽을 사랑하고, 10년 가까이 이곳에서 보낸 시간을 사랑한다”면서 “또 한 해를 이 클럽과 함께할 수 있다는 건 정말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흥미로운 것은 손흥민의 계약 연장을 둘러싼 반응이다. 팬들 사이에서 ‘이별도 나쁘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컸다. 손흥민이 이번에도 토트넘에 남으면 커리어 내내 우승 없이 은퇴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선수가 축구화를 벗고 은퇴하면 이력에 남는 것은 우승뿐이다. 손흥민이 FA로 스페인 바르셀로나 혹은 레알 마드리드에 이적할지 모른다는 소문에 큰 관심이 쏟아진 것도 손흥민이 한 번이라도 우승컵을 들어봤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손흥민은 2010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데뷔한 이래 아직 1군 무대에선 우승과 인연이 없다. 원래 함부르크는 우승이 아니라 1부 잔류가 자랑거리인 팀이었고, 2013년 입단한 독일 레버쿠젠도 준우승 단골손님이었다.

손흥민이 자신의 마지막 클럽으로 여기는 토트넘에서도 우승 문턱은 넘지 못했다. 손흥민은 2016~2017시즌 EPL에서 준우승에 이어 2018~2019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도 준우승으로 고개를 숙였다.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높다고 여겼던 2020~2021시즌 카라바오컵에서도 맨체스터 시티의 벽에 가로 막혔다. 손흥민이 우승컵을 들어올린 것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유일하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의 재계약은) 정말 잘된 일”이라면서 “그가 토트넘에서 커리어를 우승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나의 목표”라고 말했다.

토트넘은 9일 리버풀과 카라바오컵 준결승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해 우승 희망이 어느 때보다 부풀었다.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커리어 첫 우승과 함께 마지막까지 뛸 수 있다면 이보다 아름다운 그림은 없다.

다만 손흥민의 새드 엔딩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구두쇠로 악명이 높은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은 베테랑을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ESPN도 최근 “손흥민은 새로운 장기 재계약을 기대했지만 (토트넘과) 어떠한 논의도 이뤄지지 않았다. 토트넘은 단순히 옵션을 행사하는 데 그쳤다”고 분석했다. ‘레전드’ 대우가 부족했다는 설명이다.

토트넘이 손흥민과 새로운 장기 계약을 하지 않는다면 직전 주장인 위고 요리스처럼 토트넘에서 행복한 마무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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