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통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환인 허리 디스크(요추 추간판탈출증)와 척추관협착증을 앓는 이들 중에는 통증만큼이나 수술 때문에 두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반드시 수술이 필요한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증상에 따른 적절한 비수술적인 치료법으로 통증 조절이 가능하다고 조언한다.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뼈와 주변 조직의 구조적 문제로 발생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장기간의 잘못된 자세와 생활습관 탓에 허리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척추에 있는 디스크와 신경 등이 변형돼 통증이 발생한다. 통증이 심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 상태인 환자들은 증상을 경감시키려면 수술을 받아야 근본적 치료가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는 수술이 필요한 비율은 낮은 편이다.
이들 척추질환을 수술 없이 치료하는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주사치료와 신경성형술을 들 수 있다. 허리 주사치료는 척추 주변 구조물의 염증을 줄이는 약물을 통해 통증을 완화시키는 효과를 보인다. 우선 주사치료를 시행한 뒤에도 통증이 호전되는 효과가 없다면 다음으로 신경성형술을 고려해 볼 수도 있다. 신경성형술은 꼬리뼈를 통해 얇은 카테터(도관)를 척추를 따라 삽입해 신경이 지나는 통로를 물리적으로 넓히면서 염증 부위 역시 치료하는 시술이다. 국소마취만 하고 10~15분 안팎으로 끝낼 수 있는 시술이어서 전신마취를 하는 치료방식보다 신체적 부담이 적고 회복 속도가 빠른 특징이 있다. 수술을 받는 것 자체가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고령층을 비롯해 빠른 치료 후 일상으로 서둘러 복귀해야 하는 연령층에도 이런 특성이 장점이 될 수 있다.
비수술적 치료로 통증이 개선됐다면 허리와 척추 기능을 온전하게 회복할 수 있게 재발 방지를 목표로 운동·재활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올바른 움직임과 자세를 학습하고 새로운 습관으로 익혀야 이미 문제가 발생했던 척추 주변 구조물들에 다시 과도한 부담이 가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척추질환 환자가 단시간에 허리 주변과 몸통을 지탱하는 코어근육을 강화하는 것은 쉽지 않으므로 초기엔 부담이 적은 동작부터 시작해 각자의 상태에 맞게 조절해가는 것이 좋다. 도수치료는 허리뿐 아니라 허리와 연결된 골반과 다리의 움직임을 조정해 정렬을 바로잡아 척추의 기능과 근력 회복을 돕는 역할을 한다.
김상준 반포스탠다정형외과 원장은 “허리 통증 치료에서는 최신 기술도 중요하지만 안정성과 효과가 입증된 고전적인 방법이 더 적합한 경우가 많다”며 “도수치료는 단순 마사지가 아닌 해부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근골격계 통증 및 기능을 개선하는 전문적인 치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