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의 장군들은 왜 12·3 비상계엄을 거부하지 못했나

곽희양 기자

20년 넘게 국방부 지켜본 박성진 안보22 대표 신간

박성진 안보22 대표가 12·3 비상계엄의 뒷 이야기를 파헤친 ‘용산의 장군들’이 10일 발간됐다. 메디치미디어 제공

박성진 안보22 대표가 12·3 비상계엄의 뒷 이야기를 파헤친 ‘용산의 장군들’이 10일 발간됐다. 메디치미디어 제공

용산의 장군들은 왜 12·3 비상계엄을 거부하지 못했을까.

국방부를 20년 넘겨 지켜 본 박성진 안보22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절대 충성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부터 살핀다. 박 대표는 이렇게 썼다. “김 전 장관의 군맥은 첫째 소수의 충암고 출신, 둘째 근무 인연이 있거나 셋째, 김용현의 인사 혜택을 받은 영관·장성급 장교들을 합친 집단으로 보는 게 맞다. 그래서 나온 말이 ‘용현파’다.”

박 대표는 이어 “결과적으로 ‘용현파’는 윤석열 정권에 급부상한 ‘미니 하나회’였다. 비상계엄 실패 이후 이들 대다수는 조사 및 수사 대상이 됐다”고 적었다.

비상계엄의 뒷 이야기를 파헤친 신간 <용산의 장군들>(메디치미디어)이 10일 출간됐다. 저자인 박 대표는 경향신문 기자로 재직하면서 2001년부터 2022년까지 네 차례에 걸쳐 국방부를 출입했다. 퇴직 후 안보분야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박 대표는 계엄 당시 국회에 병력을 투입한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했다. 박 대표는 “곽 사령관은 ‘상부의 지시다. 문을 부숴서라도 국회의원들을 끄집어내라’라고 명령하는 대신 ‘상부의 지시가 있었다’고 전달하는 것으로 통화를 끝냈다”며 “이런 경우 군 간부들은 흔히 ‘설사했다’라는 은어적 표현을 사용한다. 이는 지휘관이 사후 있을지 모를 책임 논쟁을 피하기 위해 확실한 지침을 주는 대신 ‘면피성’으로 상부 명령의 전달 통로 역할만 하는 경우다”라고 썼다.

박 대표는 진급을 미끼로 한 충성 경쟁이 과거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적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한다. 지장·덕장·용장보다 ‘운장’이 득세한다는 것이다. 용산의 장군들이 부당한 명령인 계엄령을 왜 거부하지 못했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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