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설야 시인


[詩想과 세상]모자이크

거의 다 왔어

거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말이다

채울 것이 남아 있었는데
조각을 얻지 못한 틈에서
성토하듯 빛살이 쏟아졌는데

거의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말이다
완성이 되지 않았다는 말이다

한 조각만 더 모으면 되는데
그 조각만 뿌예서 잘 보이지 않는데
의도적으로 나를 어지럽히는 것 같은데

모아도 모아도
결코 채워지지 않는 모자이크처럼

거의는 가까워지기만 한다
도달하지 못한다

내일은 오늘의 미완성에 대하여
변명을 짜 맞춰야 한다 최대한
화려하게, 자연스럽게

거의 몰라볼 정도로

오은(1982~)


“거의”는 무언가 다 채워지지 않았다는 말. “거의 다 왔다”는 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인은 모자이크를 보면서 “거의”라는 단어를 떠올렸을 것이다. 우리가 사는 거대한 세계를 상상했을 것이다. 이 세계에서 살아가는 한 사람 한 사람은 거의 보이지 않는 작은 점, 희미하게 흩어진 무수한 조각들일 것이다. 모자이크 같은 이 세계는 오늘도 흩어져 있는 조각들로 조금씩 채워지고 있다. “한 조각만 더 모으면” 될 것 같은데 잘 맞춰지지 않는다. 내일은 “오늘의 미완성”에 대해 “변명을 짜 맞”추려고 하겠지만, 우리는 매일매일 펼쳐진 모자이크를 완성하기 위해 나아간다. 이제 “거의 다 왔”다고, 조금만 더 가자고 서로를 다독인다. 그러나 이 세계의 모자이크는 완성할 수 없다. 다만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우리들의 오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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