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내란 특검법’ 꺼낸 국민의힘…이탈표 막고 시간 벌기 전략

유설희·문광호 기자

“외환죄 추가, 김정은만 좋은 일”…수사 대상·범위 제한

13일 의총 열고 내용 논의…협상 명목으로 처리 늦출 듯

국민의힘이 야당의 내란 특검법 재발의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자체 특검법 발의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야당이 발의한 제3자 특검법에 외환죄가 추가된 점, 수사 범위가 광범위해질 수 있다는 점 등을 문제 삼아 이를 뺀 자체 특검법을 발의하겠다는 것이다.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1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의 헌법 파괴적 내란 외환 특검법을 결코 수용할 수 없다”며 “특검 제도의 취지와 원칙에 맞게 수사 대상과 범위를 제한하는 비상계엄 특검법에 대한 당내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13일 의원총회를 열고 자체 특검법 발의 여부와 내용 등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재발의한 특검법에 ‘사건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이 포함된 것이 수사 범위를 무한정 확대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많다고 주장한다. 박 수석은 “내란 선전 선동까지 수사 대상에 넣어 일반 국민도 수사할 수 있는 제왕적 특검”이라고 주장했다.

특검법에 외환죄가 추가된 것에 대해서도 “김정은만 좋은 일 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박 수석은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정부와 군의 노력을 모두 외환죄로 간주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특검 후보 추천권을 민주당이 대법원장에게만 부여한 것과 달리 대한변호사협회 등에도 추천권을 넓히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자체 특검법 발의 논의에 착수한 데는 추가적인 여당 이탈표를 막기 위한 포석이 깔려 있다. 지난 8일 국회 본회의 재표결에서 내란 특검법이 2표 차이로 부결됐기 때문이다. 범야권(192석)을 제외하면 최소 6명의 여당 의원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2월12일 첫 표결 때보다 이탈표가 3표나 늘어났다. 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이탈표 2표를 남기고 부결된 것을) 위험신호로 봤다”며 “다음 표결 때 제3자 특검도 논의하자고 했는데도 이런 결과가 나왔는데, 그런 얘길 안 했다면 통과됐을 수도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자체 특검법 발의가 민주당의 ‘속도전’을 따라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민주당은 이르면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특검법을 상정·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이 특검법 협상을 명목으로 ‘시간끌기’에 나설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건 이 때문이다. 여야 타협안 마련을 주장하며 특검법 처리를 지연시키고, 윤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 등 내란 혐의 수사를 지연시키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국민의힘은 또다시 조건에 조건을 붙여가며 내란 단죄를 지연시키는 전략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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