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미안한 마음 없어”
임 전 사단장 입장문 비판
2023년 7월 민간인 실종자 수색 작전에 동원됐다 급류에 휩쓸려 사망한 해병대 채모 상병의 어머니가 ‘항명’ 혐의를 받았던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이후 아들 앞으로 쓴 편지가 공개됐다. 채 상병 어머니는 편지에서 박 대령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것을 반기면서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향해 “아직도 미안한 마음과 변한 모습은 하나도 없다”며 울분을 나타냈다.
해병대예비역연대는 12일 채 상병 어머니가 전날 쓴 편지글을 공개했다. 채 상병 어머니는 편지에서 박 대령이 지난 9일 중앙군사법원에서 열린 항명 사건 1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사실을 언급하며 “1심은 무죄로 나와 너무 좋았다”며 “아직 갈 길도 멀고,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아 있지만 아들이 많이 지켜봐주고 힘을 실어주라”고 적었다.
채 상병 어머니는 수사 외압 의혹을 비롯해 채 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건들에 대한 의견도 제시했다. 그는 “억울함이 없도록 진실이 밝혀져야 되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고 생각하며 매일 밤 기도를 하고 있어”라고 적었다.
박 대령 1심 선고 다음날 임 전 사단장이 언론에 공개한 입장문을 비판하는 내용도 편지에 담겼다. 채 상병 어머니는 “아직도 미안한 마음과 변한 모습은 하나도 없고 본인만 빠져나갈 방법만 찾고 있는 모습에 분노가 치밀어 올라 이렇게라도 아들에게 편지를 써서 알려줘야 될 것 같아”라고 적었다.
임 전 사단장은 지난 10일 입장문에서 “군판사의 이번 조치는 일반 보병인 저로서는 납득하기 어렵다”며 “장관의 명시적 명령에 반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을 합법으로 허용하는 나라는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