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AP연합뉴스
미국의 대서양 동맹의 한 축인 유럽연합(EU)의 수장이 오는 20일(현지시간)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초대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EU 등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취임식이 불과 일주일 정도 남은 현재까지 트럼프 당선인 측으로부터 취임식 초청장을 받지 못했다고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파울라 핀호 EU 집행위원회 수석 대변인은 지난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의에 “초청장을 받으면 검토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참석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차기 미 행정부와 조기 접촉을 모색할 것”이라면서도 “20일(취임식) 전후 언제일지는 당장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미 대선 직후인 지난해 11월7일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한 이후 직접 대화하지는 않았다고 집행위는 전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심한 폐렴으로 새해 첫 2주간 외부 일정을 전면 취소하긴 했으나, 이달 말 열리는 취임식에 아예 초청장조차 보내지 않은 것은 향후 미국과 EU 간 불화의 예고편 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대통령 재임 시절에도 유럽의 방위비 지출 문제, 철강 고율관세 부과 문제 등으로 EU와 내내 갈등을 빚은 바 있다. 그는 지난해 말 재선에 성공하자 대EU 무역적자를 언급하며 유럽이 미국산 석유·가스를 더 구매하지 않으면 ‘끝장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은 최근엔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사겠다고 재차 주장하며 그린란드를 통제하기 위해 군사·경제적 강압 수단 사용도 사실상 배제하지 않겠다고 영토 야욕을 드러내 유럽이 긴장하고 있다.
그린란드는 법적으로 EU 영토가 아니지만, EU 회원국인 덴마크령이어서 ‘EU 해외국가 및 영토’로 분류돼 EU 공동기금을 수령할 수 있으며, EU 시민과 마찬가지로 역내 자유로운 이동이 보장된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EU는 그린란드 문제와 관련해 현재까지 직접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근본적인 민주적 가치 수호가 필수적”이라는 메시지만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