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정보국과 실시간 공조
현지 매체 “한국 통역사 조사”

북한군으로 보이는 병사가 턱에 붕대를 감고 침대에 앉아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생포한 북한군 2명의 모습을 공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 엑스 캡처
우크라이나군이 북한군 2명을 생포한 사실을 국가정보원이 12일 확인했다. 북한군 중 한 명은 심문에서 러시아에 도착한 이후에야 파병 사실을 알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이날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9일 러시아 쿠르스크 전장에서 북한군 2명을 생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북한군들은 쿠르스크 전선에서 부상을 당한 채 생포됐다”며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했다. 국정원은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인 보안국(SBU)과의 실시간 공조를 통해 북한군 생포를 포함한 현지 전황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북한군 1명은 조사에서 “지난해 11월 러시아에 도착해 일주일간 러시아 측으로부터 군사훈련을 받은 뒤 전장으로 이동했다”며 “전투 중 상당수 병력 손실이 있었고 본인은 낙오돼 4~5일간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다가 붙잡혔다”고 진술했다고 국정원은 전했다. 이 북한군은 “전쟁이 아닌 훈련을 받기 위해 이동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으며, 러시아에 도착한 후에야 파병 온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고 한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 군인 2명을 생포했다고 밝혔다. 키이우포스트 등 우크라이나 매체 등에 따르면 이들을 심문하기 위해 국정원과 협력하는 한국인 통역사를 통해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SBU는 설명했다.

북한군으로 보이는 병사가 손에 붕대를 감고 침대에 누워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 엑스 캡처
국정원은 통역 지원 여부 등과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국정원은 “북한군 포로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정보당국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관련 정보를 지속 공유할 예정”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가 북한군을 생포해 심문을 진행한 사실이 알려진 건 처음이다.
앞서 우크라이나군은 지난달 북한군 1명을 포로로 붙잡았지만 사망했다고 국정원이 확인한 바 있다.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은 부상을 입은 북한군 몇명을 확보했지만 모두 중상으로 사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정원 등은 북한이 지난해 10월부터 러시아를 돕기 위해 병력 약 1만1000명을 파견했으며 최근 쿠르스크 지역 전투에 본격 투입된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