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 임기 종료 전 퇴임…고별 연설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이 2023년 10월31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상원 국토안보및정부문제위원회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불신임으로 임기 종료 전 퇴임하게 된 연방수사국(FBI) 수장이 고별 연설에서 FBI의 불편 부당성과 독립성을 강조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직원들을 향한 고별 연설에서 “우리는 독립성과 객관성을 유지해야 하며 정파성과 정치를 초월해야 한다”며 “왜냐하면 그것이 미국 국민이 기대하는 바이며, 국민은 그런 FBI를 가질 자격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레이 국장은 또 FBI가 견지해야 할 업무 원칙으로 “전문성과 엄격함, 진실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는 팩트(사실)가 우리를 어디로 이끌든, 누가 좋아하든 싫어하든, 팩트를 쫓아가는 것을 의미한다”며 “내가 이 일을 하면서 배운 게 있다면 항상 당신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 집권 1기 때인 2017년 8월 취임한 레이 국장은 임기(10년)가 2년 반 이상 남아있지만, 트럼프 집권 2기 행정부 출범 전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지난달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이 ‘충성파’인 캐시 파텔 전 국방장관 대행 비서실장을 차기 FBI 국장으로 지명하면서 사실상 ‘불신임’ 통지를 받자 자진 사임 형식을 취하기로 한 것이다.
레이 국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첫 번째 임기가 끝난 후 백악관 기밀문서 유출 및 불법 보관 혐의에 대한 수사를 하던 중 FBI가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의 트럼프 당선인 자택을 압수 수색을 한 일을 계기로 트럼프 당선인 눈 밖에 났다.
레이 국장 후임으로 지명된 파텔은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수사·기소를 비판하며 정치적 보복까지 언급한 충성파로 꼽힌다. 그는 2020년 대선을 ‘사기’로 규정하며,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에 복귀하면 조 바이든 대통령의 2020년 대선 승리를 도왔다고 판단되는 언론인 등에 대해 사실상 ‘보복’에 나설 것을 예고한 이력이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