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국가인권위원회 위원들이 지난 10일 서울 중구 인권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위 전원위원회에 상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방어권을 보장해야한다는 취지의 안건 폐기를 촉구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국가인권위원회 내 간부급 직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보호권 보장 안건’이 인권위 전원위원회에 상정된 데 반대하는 긴급 성명문을 발표했다.
인권위의 일부 과장들은 13일 ‘인권위 간부님들께 드리는 긴급 호소문’이라는 제목으로 인권위 내부망에 성명문을 올렸다.
이들은 “수일간 인권위원 5명이 발의한 긴급 안건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며 “인권위 간부로서 자괴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10일에는 29명의 전직 인권위원과 사무총장이 성명을 발표하고 규탄 기자회견을 연 뒤 안창호 인권위원장을 항의 방문했다”며 “위원회를 떠나신 분들이 이렇게 신속하게 공개적으로 의견을 밝힌 것도 전무후무한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오전 인권단체와 시민사회단체들이 인권위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후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인권위 지부의 기자회견을 개최한다”며 “인권위 25년 역사에서 외부 단체와 내부 직원이 동시에 긴급회견을 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만큼 오늘 3시로 예정된 전원위가 중요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들은 “우리에게 남은 선택지는 많지 않다. 일부 인권위원들이 인권위를 반인권적 국가기관으로 타락시키는 것을 넘어 위원회 구성원 모두를 ‘내란공범’으로 내모는 사태를 좌시할 것이냐, 아니면 이제라도 인권위법 1조에 명시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고 민주적 기본질서의 확립에 이바지하는’ 일에 힘을 보탤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3시에 열리는 전원위에 관심을 기울여달라”며 “위원회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그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응원해달라”고 말했다.
김용원 위원 등 인권위원 5명은 ‘(긴급) 계엄 선포로 야기된 국가적 위기 극복 대책 권고의 건’을 이날 열리는 전원위원회 안건으로 제출했다. 이 안건에는 헌법재판소 등 사법부와 수사기관에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사건의 방어권을 철저히 보장할 것’ ‘윤 대통령을 불구속 수사할 것’ 등의 권고 내용이 담겼다. 안건 상정 배경으로는 “계엄 선포는 대통령에게 부여한 고유 권한이며 이를 뒷받침하는 것은 비난받을 일도 아니다” 등 계엄을 옹호하는 내용도 담겼다. 안 위원장은 이 안건 상정을 결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