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브로드밴드 가산 데이터센터에 구축된 AI 데이터센터(AIDC) 모습.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인프라 시장 공략을 위해 AI 클라우드 서비스 ‘GPUaaS(GPU-as-a-Service·구독형 그래픽 처리장치)’를 본격로 선보인다.
SK텔레콤은 지난달 30일 서울 금천구에 가산 AI 데이터센터를 열고 시범 운영을 마친 뒤 GPUaaS를 출시했다고 13일 밝혔다.
가산 AI 데이터센터는 랙당 전력 밀도가 국내 최고 수준인 44㎾(킬로와트)로, 국내 데이터센터 랙당 평균 전력 밀도인 4.8㎾의 약 9배에 이른다. 전력 밀도는 특정 공간에서 장비가 소비하는 전력량을 의미하는데, 밀도가 높을수록 더 많은 컴퓨팅 자원을 운영할 수 있다는 의미다. 가산 AI 데이터센터는 고밀도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 운영에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한다고 SK텔레콤은 설명했다.
SK텔레콤이 미국의 GPU 클라우드 기업 람다와 협업한 GPUaaS는 AI 연산에 필수적인 GPU 자원을 고객들이 빌려 쓸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엔비디아의 GPU는 가격도 비싸지만, 빅테크들이 사재기하고 있어 확보 자체가 쉽지 않다. 현재 주류 제품인 엔비디아의 H100은 국내에 겨우 2000개 정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출시한 GPUaaS는 H100을 기반으로 하며, 올해 1분기 중 최신 H200도 국내 최초로 도입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초로 가산 AI 데이터센터에 람다 한국 리전(클라우드 제공업체가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지리적 위치)을 유치했으며, 안정적인 GPU 확보를 기반으로 AI 인프라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예정이다.
이 서비스를 구독하는 기업 고객은 AI 서비스 규모와 목적에 따라 GPU 수량과 기간을 선택하고 단독 서버·방화벽·전용회선 등 맞춤형 패키지를 구성할 수 있다. 퍼블릭(공유형) 클라우드와 연동이 가능해 기업 고객은 기존에 사용하던 클라우드를 그대로 활용하면서 SK텔레콤의 GPU 컴퓨팅 파워를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정식 출시 전부터 100개 이상의 기업이 GPUaaS 서비스에 대해 문의했다고 전했다. 김명국 SK텔레콤 GPUaaS사업본부장은 “이번 GPUaaS 출시는 SK텔레콤이 AI 인프라 핵심 사업자로 자리매김하는 의미가 크다”며 “국가 AI 경쟁력을 높이는 GPU 팜(Farm·여러 대의 GPU를 연결해 작업을 수행하는 컴퓨팅 환경)으로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AI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통신사들은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AI 데이터센터·클라우드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데이터센터·클라우드 사업의 강자인 KT는 마이크로소프트와 AI·클라우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고, LG유플러스는 경기 파주에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