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향신문 자료사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 개발 중인 신규 석탄 화력발전소가 5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과 비교해 10년만에 96%(140개) 감소한 것으로 사실상 석탄 발전이 종식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30메가와트(MW) 규모 이상의 화력발전소를 전수 조사해온 ‘글로벌 에너지 모니터’의 최신 보고서를 보면 지난달 기준 OECD 국가에서 새롭게 진행 중인 석탄 화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는 총 5개, 발전량은 3기가와트(GW)다.
5개 프로젝트도 성공을 장담하기는 아직 이르다. 글로벌 에너지 모니터는 “5개 프로젝트 중 어느 것도 건설에 필요한 허가를 받지 못한 상태”라면서 “2015년 이후 OECD에서 제안된 프로젝트 대부분이 백지화된 것을 고려하면 건설 시작에만 수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파리협정이 채택된 2015년 당시 건설 예정이던 석탄 화력발전소는 총 142개 111GW 규모로, 한국을 포함한 13개국에 지어질 계획이었다. 그러나 파리협정을 계기로 각국이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화석연료를 퇴출하기로 하면서 82%인 91GW 규모의 사업이 이후 보류되거나 취소됐다. 1GW 규모의 석탄 화력발전소가 아직 건설 중인 것을 고려하면 실제 가동에 성공한 사업은 발전량 기준으로 17%에 불과하다.
파리협정 채택을 계기로 10년 만에 전세계 주요국의 석탄 발전이 약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해, 석탄 발전의 설 자리가 거의 사라진 상태다. 영국 기후 연구단체 카본브리프는 “2019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현재 건설 중이 아닌 모든 신규 석탄 화력발전소 프로젝트를 취소하자고 제안한 이래로 (최근 들어) 이 제안이 충족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도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현재 운영 중인 석탄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지할 예정이다. 낡은 화력발전소부터 차례로 폐쇄해 나가 석탄 화력발전소를 퇴출하겠다는 계획다. 다만 지난 1일부터 석탄 화력발전소 ‘삼척블루파워’ 2호기의 상업운전을 시작한 것이 이 같은 흐름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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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마지막으로 건설된 삼척 블루파워의 가동 예상 수명은 30년으로, 계획대로라면 2053년까지 가동된다. 탄소중립 달성 목표 연한(2050년)보다 3년 더 가동된다. 1기와 2기를 합치면 총 1050MW 규모로, 연간 1300만t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으로 추정된다.
환경단체는 삼척블루파워를 조기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탈석탄법 제정을 위한 시민사회연대 등은 지난달 31일 성명서를 내고 “국제사회 흐름과 배치되는 신규석탄화력발전소 운영이 시작되었다는 건 한국 기후정책과 에너지 전환 기조의 후진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삼척블루파워를 포함한 국내 석탄화력발전소들을 조기 폐쇄할 수 있는 강력한 정책과 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