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안 보내주겠죠?” “여기 살고 싶어요” 북한군 신문 영상 공개

선명수 기자

우크라 대통령 메신저에 ‘2분55초’ 분량

부상 포로 2명, 한국어 쓰는 남성이 통역

“우크라 사람들 다 좋은가요?” 묻기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공개한 북한군 병사 신문 영상의 한 장면. 젤렌스키 대통령 텔레그램 채널 갈무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공개한 북한군 병사 신문 영상의 한 장면. 젤렌스키 대통령 텔레그램 채널 갈무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자국군이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생포한 북한군 포로 2명을 신문하는 영상을 12일(현지시간) 공개했다.

2분 55초 분량의 이 영상에서 신문은 한국어를 하는 남성의 통역을 통해 이뤄졌다. 앞서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한국 국가정보원과 협력하는 한국인 통역의 지원으로 포로 신문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영상에서 손에 붕대를 감고 침대에 누운 채 조사를 받은 한 북한군 포로는 “지금 여기가 어딘지 알아?”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싸우는 것을 알고 있었지?”라는 질문에 말없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지휘관들은 누구와 싸운다고 했느냐”는 물음에 이 북한군은 “훈련을 실전처럼 해본다고 했어요”라고 답했다.

이 군인은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되기 전 상황에 대해 “1월3일 (전선에) 나와서 동료들이 죽는 것을 보고 방공호에 숨어 있다가 5일 부상당하고 (잡혔다)”라고 설명했다.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은지 묻자, 이 병사는 잠시 머뭇거리다 “우크라이나 사람들 다 좋은가요?”라고 물었다. 통역이 “여긴 좋다”고 말하자 북한군은 “여기서 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최대한 여기서 살 수 있도록 해보겠다는 답이 돌아오자, 이 북한군은 “집에는 안 보내주겠죠?”라고 물었고, 집에 가고 싶으냐는 질문에는 “가라면 가는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우크라이나에 남으라면 남겠느냐고 묻자 고개를 끄덕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공개한 북한군 포로 신문 영상의 한 장면. 젤렌스키 대통령 텔레그램 채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공개한 북한군 포로 신문 영상의 한 장면. 젤렌스키 대통령 텔레그램 채널

턱에 붕대를 감아 말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이는 또 다른 북한군 포로는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냐는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북한에 있는 가족들이 자신이 어딨는지 아느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앞서 SBU는 생포된 북한군이 각각 20세, 26세로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생포됐으며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로 이송돼 심문받고 있다고 전했다.

SBU가 전날 공개한 신문 내용에 따르면 팔을 다친 병사는 2005년생 소총병으로 2021년 북한군에 입대했다. 턱을 다친 1999년생 포로는 자신이 2016년부터 북한군에서 저격 정찰 장교로 복무해 왔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전날 북한군 생포 사실을 공개한 후 이들을 여론전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북한군의 참전을 알려 국제사회의 여론을 환기하고, 전황을 자국에 유리하게 이끌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에 억류된 우크라이나군 포로를 인도하는 조건으로 자신들이 생포한 북한군 포로들을 풀어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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