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D현대로보틱스의 산업용 로봇이 자동차 제조 공정에 투입된 모습. HD현대로보틱스 제공
글로벌 로봇 시장의 점유율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국내 산업용 로봇업계가 일본과 중국산 산업용 로봇에 대해 반덤핑 제소에 나섰다.
HD현대로보틱스 등 국내 산업용 로봇업체 5개사는 지난 10일 일본과 중국 업체가 생산한 4축 이상 수직 다관절형 산업용 로봇에 대한 반덤핑 제소 신청서를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에 제출했다고 13일 밝혔다.
산업용 로봇은 여러 개의 축을 갖춘 다관절 구조를 통해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는 로봇으로 산업 현장 곳곳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신청서에서 일본과 중국 업체들이 자국 유통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로봇을 한국으로 수출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중 중국산 산업용 로봇 1대 가격은 한국산 로봇 가격의 60% 수준에 그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어 지속적인 저가 덤핑 수입에 따른 국내 산업용 로봇 산업 위기를 해소하고,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반덤핑 제소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국내 산업용 로봇업계는 산업용 로봇 재고를 소진하기 위한 일본과 중국 업체들의 초저가 공세에 시달려왔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전자, 자동차, 반도체 등 세계적인 제조업 강국으로 다양한 산업이 발전해 있다”며 “중국과 일본 업체들이 자동화와 생산성 향상을 위해 산업용 로봇에 대한 수요가 큰 한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 수입 물량은 2021년 9080대에서 지난해 1만3445대(잠정)로 급증했다. 수입 제품 시장점유율도 2021년 75%에서 2023년 81%로 상승했다.
HD현대로보틱스 관계자는 “자국 내수 시장이 장기 불황을 겪으면서 재고 부담이 커진 중국 업체들이 한국 시장으로 염가 밀어내기 판매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상반기에도 자동차 제조 분야 등에서 대규모 입찰이 있을 예정인데 해외 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더욱 심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무역위원회는 반덤핑 조사 신청 접수 후 2개월 내 조사 개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조사가 개시되면 3개월간 예비조사가 이뤄지고 무역위원회에서 예비판정을 내린다. 예비판정 후에는 잠정 덤핑방지관세가 부과된다. 조사 개시 후 최종 반덤핑 관세가 부과되기까지 길게는 10개월가량 걸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