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아서되, 밀면 밀려라” “경호처 80% 와해됐다” 윤석열 체포 임박해 경호처 균열 조짐

권정혁 기자

경호처 시험 강사, 제자들에게 “밀면 밀려라”

신용한 전 교수 “경호처, 80% 와해”

지난 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주변에 철조망이 설치돼 있다. 성동훈 기자 사진 크게보기

지난 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주변에 철조망이 설치돼 있다. 성동훈 기자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이 경찰에 출석하고 사직한 이후 경호처의 내분 상황이 고스란히 외부로 전달되고 있다. 박 전 처장의 경찰 출석을 계기로 제기된 ‘강경파 간부 결집론’과 ‘내부 동요설’이 현실화하는 양상이다. 무장한 경호처 요원들이 순찰하는 모습을 드러내며 ‘무력 시위’를 벌이는가 하면 경호처 직원들의 불만을 폭로하는 제보가 쏟아지고 있다.

신용한 전 서원대 석좌교수는 13일 ‘겸손은 힘들다’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현재 경호처 내부는 80%가 와해된 상황”이라며 “스크럼조차 짜기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극렬한 5명 정도가 총기를 사용할 위험성이 있다고 한다”고 했다. 경호처 내부가 강경파와 온건파로 분열됐으며 ‘법 집행을 경호처가 막아설 명분이 없다’는 온건파가 다수라는 주장이었다. 신 전 교수는 윤석열 대통령 캠프 정책총괄지원실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그는 이날 아침 텔레그램을 통해 경호처 인사로부터 이런 내용의 제보를 받았다고 했다. 그는 과거 청와대직속청년위원장 때 쌓았던 경호처 인맥과 상시적으로 소통해왔다고 말했다.

경호처 내 분열은 야당 국회의원과 언론을 통해 여과없이 노출되고 있다. 지난 11일 경호처 내부망에 ‘체포영장 집행 방해는 공무집행 방해’라는 취지의 글이 올라왔는데 삭제됐다가 다시 복구된 일련의 과정이 고스란히 언론에 중계됐다. 경호처 내부 회의에서 강경파인 김성훈 차장과 이광우 본부장의 사퇴 요구가 분출했다는 제보도 국회를 통해 알려졌다.

경호처 직원들을 향해 윤 대통령 체포에 순응하라고 촉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시험 ‘1타 강사’로 알려진 이완 아이진로 대표는 자신의 블로그에 ‘경호처 제자들에게 보내는 글’을 올렸다. 이 대표는 “여러분은 법치국가를 수호하는 대한민국 대통령 경호원이지, 윤석열 개인의 경호원이 아님을 잊지 말라”며 “물리적 충돌이나 강경한 대응은 피해야 하며, 서 있으라면 서 있고, 막으라면 막되 밀리면 물러서고 문을 열어주는 소극적 방어에 집중하라”라고 말했다.

경호처는 무력시위를 이어갔다. 전날 중화기로 무장한 공격대응팀(CAT) 요원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된 데 이어 이날도 중무장한 인력이 관저 경내를 배회했다. 지난 3일 윤 대통령 1차 체포영장 집행 무산 후 관저 내 일부 구역이 외부에 노출된다는 사실이 알려졌데, 무장 요원을 그 지역에 배치해 언론에 노출시킨 것은 무력시위 의도를 내보이려는 의도로 보인다.

경찰은 경호처 수뇌부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이날 이 본부장이 3번째 소환 통보에도 불응하자 체포영장 신청을 위한 검토에 착수했다. 경찰은 이미 김 차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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