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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절에는 사자춤인데…중국도 고령화로 무형문화유산 후계자 찾기 고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춘절맞이 사자춤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2024년 2월 10일 촬영. /게티이미지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춘절맞이 사자춤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2024년 2월 10일 촬영. /게티이미지


중국의 설 명절 춘절에는 마을마다 사자춤 등 전통공연이 열리며 전통공예품 판매도 연중 최대 성수기를 맞는다. 춘절을 보름여 앞두고 중국에서도 노령화로 인해 무형문화유산 계승이 쉽지 않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 유일 합법노조인 중국총공회 기관지 공인일보는 13일 ‘비물질기예의 노령화, 어떻게 계승하도록 할 것인가’란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에서 ‘비물질문화유산’으로 불리는 무형문화유산 전승자들이 고령화 등으로 계승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산시성 시안첨단구사회사업복무국이 최근 발표한 이상활동을 보이는 사회단체 목록에는 ‘서훠(社火)’ 단체가 포함됐다. 서훠는 여럿이 하는 명절 민속놀이를 일컫는 말로 사자춤, 북과 징으로 이뤄진 전통 타악기 공연, 죽마놀이와 유사한 가오차오(高跷), 그림자인형극 등이 포함된다.

서훠는 주로 춘절, 정월대보름 등에 사찰 등지에서 열린다. 중국 전통명절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위원회는 지난해 말 춘절을 세계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하면서 온 가족이 모이는 것 외에도 전통 민속놀이 등을 통해 공동체 의식을 형성한다는 점을 등재 이유로 꼽았다.

하지만 공인일보에 따르면 춘절 민속놀이와 전통공예 계승자들은 자금과 계승자 부족으로 조직의 지속불가능성을 고민하다 이번에 ‘이상활동 사회단체 목록’에 포함됐다. 공인일보는 지난해 11월 열려 100명가량 참여한 중국 서부권 국가대표 무형문화재 전승자 연수에서도 후계자 찾기가 주요한 화두였다고 전했다.

시안시 란톈현 샤오자포촌 서부에서 50년 넘게 활동해온 서훠단체 부책임자인 샤오둥은 “서훠 공연은 돈이 안 되니까 배우려 하거나 공연하려는 사람이 없고 당연히 전승도 안 된다”며 “젊은이들은 밖에서 일하느라 바쁘고, 기술은 우리 노인들에게 달려 있다”고 전했다.

춘절의 세계유산 지정 이후 중국에서 나온 기뻐하는 반응 가운데 ‘일부 전통유산이 잊혀가는 가운데 춘절 전통문화에 대한 젊은이들의 관심을 좀 더 이끌 수 있게 됐다’는 반응도 있었다.

공예 분야는 그나마 희망이 보이는 편이다. 시장을 개척해 돈을 벌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천링카이 산시성량순등나무직업공업주식회사 대표는 인근 5개 마을의 200호 이상의 가난한 가구와 농민을 고용해 각 가구의 연평균 소득이 4000위안(약 80만원) 이상 올랐다고 전했다.

하지만 춤, 노래, 악기연주 등 전통기예의 경우 시장화를 추구하는 것이 반드시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자오솽잉 시베이대학 신문방송학원 교수는 “무형문화유산의 과도한 시장화는 바람직하지 않고 시장 유무로만 그 가치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 무형문화유산의 전승은 전승 그 자체의 어려움과 습득에 걸리는 시간, 현대인들의 미적 기준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성과지표를 도입해 ‘빨리 대량으로’ 기예를 전승하도록 추구하는 것이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지방정부와 문화유산 관계자들은 전통유산 계승을 장려하기 위해 어느 정도는 ‘현대화’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계량화된 자격증이 없고 도제식으로 교육이 이뤄진다는 점도 젊은 층이 전통기예 습득을 피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각 지방정부 등에서 공예 등에서 표준화된 자격증을 발급하고 교육 절차를 마련하는 일도 추진되고 있다.

유명 전통예술가들을 내세워 뉴미디어에서 다양하게 홍보하는 것도 방법이다. 하지만 이 경우 유명 예술가들이 홍보를 통한 명성 쌓기에만 치중하게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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