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유행에 화장장 예약 밀린다

이종섭 기자

폐렴 등 사망자 증가로 포화

유족들 ‘4일장’ 사례 잇따라

최근 폐렴 등으로 사망자가 크게 늘면서 일부 지역에서 화장시설을 구하지 못해 장례가 지연되는 현상이 잇따르고 있다.

13일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을 보면 부산 영락공원, 대구 명복공원, 대전 정수원 등 전국 주요 도시의 공영 장사시설 화장 예약이 15일까지 모두 완료된 상태다. 수원, 성남, 용인 등 경기지역 4곳의 화장시설과 충남 천안, 충북 청주 등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청주 유일의 화장시설인 목련공원 측은 “지난달 초중순만 해도 그렇지 않았는데 지난달 말부터 갑자기 사흘 뒤까지 화장 예약이 차기 시작했다”고 최근 상황을 전했다.

화장시설이 포화 상태가 되면서 일부 유족들은 뜻하지 않게 4일장을 치르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청주의 한 장례식장 관계자는 “화장장 예약을 못해 하루에 많게는 3팀이 4일장을 치르고 있다”며 “3일장을 치르고 시신을 안치했다 다음날 화장을 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장례업계는 호흡기질환자 급증에 따라 폐렴 등으로 사망자가 늘어나면서 최근 화장시설 예약난이 벌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대학병원 장례식장 관계자는 “원래 호흡기질환자가 많은 시기지만 다른 때보다 폐렴 사망자가 크게 늘어난 것 같다”면서 “코로나19 때를 제외하면 4일장을 치르는 경우가 이렇게 많은 적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주(22~28일) 전국 인플루엔자 표본감시 의료기관 300곳의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분율(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수)은 73.9명이었다. 이는 2016년(86.2명)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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