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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착륙과 ‘선거 음모론’

입력 2025.01.13 21:20

수정 2025.01.13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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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달에 착륙한 적 없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미국에선 전체 인구의 5%가 그렇다. 50여년 전 인류가 지켜본 달 착륙은 지구 어딘가에 차려진 스튜디오에서 연출된 장면이라는 믿음이다. 하지만 인간은 달에 갔다. 가장 확실한 증거는 월면을 달 상공에서 찍은 사진이다. 탐사 임무가 끝난 달 착륙선은 동체 다리 부위는 월면에 남겨두고 몸통 부위만 분리돼 지구로 돌아왔다. 비나 바람이 없는 달에서 착륙선 다리는 지금도 월면에 멀쩡히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홈페이지에 들어가 마우스 클릭 몇번만 하면 달 착륙선 다리를 찍은 사진을 누구든 확인할 수 있다. 인간이 달에 안 갔다면 존재할 리 없는 물건이다.

그런데도 달 착륙 음모론은 사라지지 않는다. 자신의 신념에 부합하는 정보만 믿으려는 확증편향 때문이다. 확증편향에 근거한 음모론은 다양한 유형을 띠고 어느 사회에나 존재한다. 음모론 유무보다 음모론이 소수 주장으로 남도록 하는 이성의 힘이 중요한 이유다. 이성의 힘을 조직하는 중요한 축은 공공 조직에서 일하는 사람이다. 특히 정치인은 음모론이 야기하는 혼란을 배제하고 국민 다수의 이익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행동해야 한다.

작금의 한국에서는 그렇지 않은 정치인이 많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그는 지난달 대국민 담화에서 선거관리위원회 전산 시스템을 가리켜 ‘엉터리’라고 직격했다. 사실상 그간 치러진 선거에 부정이 있었다는 일각의 음모론에 동조한 셈이다. 일부 국민의힘 의원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인다. 부정선거를 줄기차게 주장하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주도 집회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런데 의아한 점은, 극우세력이 주장하는 부정선거에도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권한을 가진 권력자가 됐고, 국민의힘은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통해 국회로 되돌아온 법안을 폐기할 수 있는 의석을 얻었다는 것이다. 누군가 부정선거를 정말 획책했다면 굳이 이런 상황을 만들었을까. 대한민국 선거 시스템을 장악할 수 있는 대단한 세력이 자비심을 발휘했거나 큰 실수를 했다는 얘기인데, 이는 논리적이지 않다.

음모론에 대응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합리적 증거에 의지해 음모론이 확대 재생산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NASA가 달 착륙 음모론을 대하는 방식이다. 2018년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스테픈 커리가 팟캐스트에서 달 착륙을 의심하는 발언을 하자 NASA는 “달에서 가져온 암석을 보여주겠다”고 즉각 대응했다. 커리가 대중에 미치는 영향력이 있다고는 하지만 팟캐스트에서 ‘스몰토크’를 했을 뿐인데, 이조차 NASA는 쉬이 넘기지 않았다. NASA는 음모론이 아폴로 계획의 성과를 훼손하고 미래 달 개척의 장애물로 확대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달 착륙 음모론을 믿는 미국인 비율이 5%에 그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선거에 얽힌 음모론 대응도 이래야 한다. ‘진 선거는 부정선거’라는 목소리가 우리 일상에서 당연시되는 순간, 한국 민주주의는 위협받을 것이다. 이미 그런 조짐이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일부 의원은 극우세력이 주최하는 집회에 나타나는 일을 당장 그만둬야 한다. 음모론 발신지 중 하나가 된 윤 대통령이 법에 저항하는 행동도 이쯤에서 멈춰야 한다.

이정호 산업부 차장

이정호 산업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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