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경호처에 협조 안 한다는데” 최상목, 수차례 외압성 전화

이창준·최서은·허진무·고희진 기자
<b>무력시위</b>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이 초읽기에 들어간 1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경내에서 전술복과 헬멧을 착용한 경호처 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무력시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이 초읽기에 들어간 1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경내에서 전술복과 헬멧을 착용한 경호처 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최, 1차 체포 집행 때 “경호처 직원 관저 못 들어가게 막고 있나”
경비단 동원 거절당하자 박종준이 최 대행에 도움 요청한 듯

계엄 당일 국제평화지원단 대기·군경 합동상황실 준비 정황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1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찰에 전화해 “(경찰이) 경호처가 관저에 못 들어가게 막고 있느냐”고 물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압력으로 작용해 체포영장 집행력을 약화시키는 행위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13일 경찰청이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자료를 보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던 지난 3일 오전 11시48분 최 권한대행은 경찰청장 직무대행인 이호영 경찰청 차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최 권한대행은 “경호처가 ‘경찰이 대통령 관저 앞에서 경호실 직원과 부대를 못 들어가게 하고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물었다. 이후 이 차장은 “관저로 들어가는 경호실 직원이나 부대를 막은 사실은 없다”는 최현석 서울경찰청 생활안전차장의 답변을 최 권한대행에게 전했다.

최 권한대행은 이 차장에게 같은 날 낮 12시54분, 오후 1시28분에도 각각 전화해 “체포영장 집행 시 충돌이 있어서는 곤란하다”며 “영장 집행을 위해 국가수사본부에서 인력이 추가 증원됐느냐”고 물었다. 이 차장은 “최대한 안전에 유의하도록 당부하겠다”며 “인력 추가는 보고받은 바 없다”고 답했다.

앞서 같은 날 오전 11시21분 이 차장은 박종준 당시 대통령경호처장이 “경찰 101경비단, 202경비대를 관저로 보내달라”고 요청하자 “판사가 발부한 영장은 적법하므로 동원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절했다. 이후 박 전 처장은 최 권한대행에게 전화해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오전 11시41분 최 권한대행은 이 차장에게 전화해 “경호처장으로부터 연락이 와서 ‘경찰 경호부대 협조가 안 되고 있다’는데 어떤 상황이냐”고 물었다. 이 차장이 “적법하지 않은 임무를 위한 부대 동원 요청은 수용할 수 없다”고 답변하자 최 권한대행은 “알겠다. 잘 협의하라”며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

군이 비상계엄을 사전에 준비한 정황도 밝혀졌다. 강선영 국민의힘 의원이 국방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대테러 특수부대인 수도방위사령부 35특수임무대대는 계엄 선포 석 달 전인 지난해 9월11일 오전 8시53분부터 낮 12시45분까지 약 4시간 동안 국회와 가까운 노들섬에서 급속헬기 로프하강 훈련을 실시했다.

계엄 당일 상황도 추가로 파악됐다. 국방부가 민홍철 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곽종근 당시 육군 특전사령관은 국제평화유지 활동이 목적인 국제평화지원단 병력 224명에게도 구두로 출동 대기 명령을 내렸다. 한병도 의원에 따르면 수방사령부는 비상계엄이 해제되기 전인 지난해 12월4일 0시56분 유선으로 서울시에 군경 합동상황실 개소 가능 여부를 문의했다.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이진우 당시 수방사령관이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직후 예하 전 부대에 ‘언론 대응 절대 금지’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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