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해 12월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4년 상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한국은행이 경기 부양용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물가상승을 부추길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하며,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실었다.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에 따르면, 한은은 “경기 둔화에 대응하는 정도의 추경 편성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가능성은 작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차 의원이 ‘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의 추경 규모’에 관해 서면 질의하자 한은은 이렇게 공식 입장을 전했다.
한은은 “추경이 물가에 미치는 구체적인 영향은 지출 형태 및 시기, 경제 상황 등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물가안정을 저해하지 않는 수준의 추경 규모를 일률적으로 제시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물가가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내고 있고,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이 잠재 수준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특히 “정부가 농산물 수급 안정, 공공요금 인상 요인 최소화 등 물가 안정 대책을 추진 중인 점도 추경의 인플레이션 자극 효과를 제한하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17일 국회 기재위에 출석해 “지금처럼 하방 위험이 있는 상황은 재정을 조금 더 이용할 근거가 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튿날 기자간담회에서는 “경기를 소폭 부양하는 정도의 재정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차 의원은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경제 성장률은 1.7%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잠재성장률(2%)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20조원 이상의 추가 재정 지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세수 부족 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세입 경정도 해야 한다”며 “내수와 민생 회복, 효율적인 재정 지출을 위한 추경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