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옷 입고 빈집털이···산불 틈 타 LA 부촌 범죄 기승

윤기은 기자
지난 11일(현지시간) 소방관들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팰리세이즈 산불이 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1일(현지시간) 소방관들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팰리세이즈 산불이 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 산불이 일주일째 이어지면서 혼란이 생긴 틈을 타 빈집털이와 모금 사기 등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LA 카운티 검찰은 지난주 산불 발생 이후 약 30명이 절도 혐의로 체포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재민을 대상으로 숙박 시설과 의료용품을 판매하며 폭리를 취한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캘리포니아 주법은 비상사태나 재난 발생 시에 상품과 서비스 가격을 10% 이상 인상하는 것을 금지한다.

LA 카운티 검찰 소속 네이선 호크먼 검사는 “범죄자들은 (산불이 난) 이번이 기회라고 마음을 먹었다. 이들은 체포될 것”이라고 말했다.

LA 경찰국(LAPD)은 대피 구역 야간 통행 금지 위반, 절도, 소방관 사칭, 기물 파손 등으로 14명을 붙잡았다고 이날 밝혔다. LA 카운티 보안관실은 불법 드론 비행 등 혐의로 34명을 체포했다.

빈집털이범들은 특히 부촌 지역의 빈집을 노렸다. LA 경찰국은 노란색 소방관 옷을 입고 말리부 소재 화재 대피 구역 내 주택에 침입한 남성을 붙잡았다고 전날 밝혔다. 팰리세이즈 지역에선 장갑, 침입 도구 등을 챙겨 주거 침입을 한 혐의로 18세, 22세 두 남성이 붙잡혔다. 이들은 범행 전 스마트폰에 화재 대피 구역을 추적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부 사기 범죄도 잇따랐다.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은 “끔찍한 자연재해를 악용하는 사기꾼들이 있다”며 “뉴욕주민들이 LA 산불 피해자를 위해 도움을 주는 것은 고무적이지만, 신뢰할 수 있는 곳에만 기부하도록 권고한다”고 전날 밝혔다.

검찰총장실은 산불 발생 이후 가짜 자선단체들이 e메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무작위로 산불 피해 기부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사기범은 발신자 정보를 조작해 실제 있는 기부단체에서 연락한 것처럼 조작해 계좌 이체를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연방재난관리청(FEMA) 직원임을 가장해 모금을 유도한 사례, 가짜 모금 홈페이지에 인공지능(AI) 딥페이크 기술로 만든 유명인의 영상을 올린 사례 등도 적발됐다.

LA 경찰국은 정부나 신뢰도 높은 기관의 공지인 것처럼 속여 SNS에 산불 복구 구인 공고를 내고, 이후 지원자의 개인 정보를 탈취한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대피 현장에서 공무원인 척 하고 주민들에게 다가가 긴급 서비스를 위한 결제와 개인정보를 요구한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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