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현시기 점점 빨라지는 ‘바다의 불청객’ 패류독소…수온 상승 등 원인 추정

안광호 기자
조개를 채취하는 시민들. 연합뉴스

조개를 채취하는 시민들. 연합뉴스

주로 봄철(3~5월) 굴과 홍합 등에서 발생하는 패류독소가 수온 상승 등의 영향으로 겨울철(1~2월)에 조기 출현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부산 연안에서 올해 처음으로 허용기준을 초과한 마비성 패류독소가 검출됐다고 14일 밝혔다. 수과원은 전날 부산 사하구 감천동 연안에서 채취한 자연산 홍합에 대해 조사한 결과, 독소 0.9㎎/㎏이 검출돼 허용기준(㎏당 0.8㎎ 이하)을 초과했다고 설명했다.

패류독소는 굴, 홍합, 바지락 등 패류와 멍게, 미더덕 등 피낭류가 유독성 플랑크톤을 먹이로 섭취할 때 체내에 축척되는 독소를 말한다. 마비성 패류독소라고도 부르며, 사람이 먹으면 30분 이내에 근육마비, 설사, 복통,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냉동·냉장하거나 가열 조리해도 파괴되지 않는다. 당국은 패류독소가 발생하면 해당 해역에서의 패류 채취와 판매를 일정 기간 제한한다.

패류독소는 연간 150건 가량 발생하는데, 통상 3월 남해안 일대에서 첫 발생해 수온이 20도 이상 오르는 6~7월에 소멸한다. 하지만 수온이 과거에 비해 상승하면서 1~2월 조기 출현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연도별로 2014~2020년, 2024년의 패류독소 첫 발생 시기는 3~4월이었으나, 2021~2022년엔 2월, 2023년과 올해는 1월에 각각 발생했다.

패류독소 발생은 ‘알렉산드리움’과 ‘짐노디움’이라는 독성 플랑크톤의 증식과 관련이 있다. 수과원 관계자는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겨울철 평균 수온이 과거에 비해 상승하면서 독성 플랑크톤의 증식이 활발해진 것이 패류독소의 조기 출현 원인으로 추정된다”며 “질소 등 육상의 영양분이 연안으로 꾸준히 유입되는 것도 독성 플랑크톤 증식에 적합한 환경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연안의 수온 상승 속도는 지구 평균보다 가파르다. 기상청에 따르면 1981~2020년 전 지구 바다 표층수온은 연간 평균 0.0120도 상승했지만, 한반도 연근해는 0.0221도씩 올랐다.

수과원은 이날 부산, 경남과 전남 지역 24개 조사 정점 중 부산에 있는 조사 정점 한 곳에서만 마비성 패류독소가 나왔고, 다른 23개 조사 정점에서는 독소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수과원 관계자는 “마비성 패류독소의 발생 해역과 허용기준 초과 해역이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패류독소가 검출된 해역과 인접 해역에 대해 주 1회 이상 조사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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