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록원, 공수처 요청 한 달여 만에 ‘비상계엄 기록물 폐기 금지’ 결정

주영재 기자
국방부와 군 관계자들이 지난 14일 국회 국방위 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위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첫 기관 보고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국방부와 군 관계자들이 지난 14일 국회 국방위 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위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첫 기관 보고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12·3 비상계엄 관련 기록물의 폐기 금지를 결정하고 관련 기관에 통보했다. 기록물 관리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현장 점검도 추가로 하기로 했다.

국가기록원은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지난달 10일 비상계엄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관련 기록물의 폐기 금지를 요청한 건에 대해 폐기 금지를 결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가기록원은 이를 이날 관보에 고시하고 대상 기관에 통보했다. 이번 폐기 금지 대상 기관은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국가정보원, 국방부, 행안부, 합동참모본부 등 20개 기관이다.

폐기 금지 대상 기록물은 지난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생산하거나 접수한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공공기록물관리법)에 따른 기록물이다. 폐기 금지 기간은 고시일로부터 5년이다.

폐기 금지 기간 동안 12·3 비상계엄 기록물은 기록물평가심의회의 심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의 후속조치가 이뤄진다. 폐기를 위한 심의 대상으로 선정해선 안 된다는 의미이다.

기록물 관련 학계·시민단체에서 비상계엄 이후 줄곧 ‘긴급 폐기 금지 결정’을 요청했지만 국가기록원은 비상계엄 기록물은 이 조치가 적용될 대상이 아니라는 태도를 보였다. 폐기 금지 조치는 보존기간(최소 1년)이 지나 폐기가 가능해진 기록물에 국한한다고 해석했기 때문이다.

국가기록원 관계자는 “워낙 사안이 중대하고 공수처 요청도 있어서 필요성을 고려해 이번 조치를 했다”면서 “지난 10일 공수처 요청을 받은 후 약 한 달간 헌법기관인 국회사무처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의 협의를 거치면서 시간이 지체된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공공기록물관리법에 따르면 국가적 중대 사안으로 조사기관 또는 수사기관의 요청이 있거나 국민 권익보호를 위해 긴급히 필요한 경우에는 기록물 폐기 금지를 결정하고 해당 기관에 통보할 수 있다. 다만 헌법기관의 경우 해당 기관의 기록물에 대해 미리 그 기관의 장과 협의해야 한다.

국가기록원은 지난달 12일~20일까지 총 18개 기관을 대상으로 비상계엄 관련 기록물관리 현장점검을 진행했다. 당시 “특이사항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결론 내렸는데 긴급 폐기 금지 결정을 한 후 20개 기관을 대상으로 현장 점검을 다시 진행하기로 했다.

국가기록원 관계자는 “각 기관이 생산·접수한 비상계엄 관련 기록물을 잘 관리하고 있는지 위주로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이날 논평에서 “이제라도 폐기금지가 결정된 것은 다행이나, 그 사이 얼마나 많은 기록이 사라졌는지는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면서 “공공기록물법에 따른 철저한 관리실태 점검과 시정조치가 반드시 뒤따라야 하며 해당 내용은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국가기록원의 독립성 확보와 기록관리 체계의 전면적 개선도 시급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Today`s HOT
대만의 한 백화점에서 벌어진 폭발 사건 2025 에어로 인디아 쇼 파키스탄 여성의 날 기념 집회 미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소유 계획, 이에 반발하는 사람들
오만에서 펼쳐지는 사이클링 레이스 행운과 번영을 기원하는 대만 풍등 축제
베를린 국제영화제를 위한 준비 부처의 가르침 되새기는 날, 태국의 마카부차의 날
중국 정월대보름에 먹는 달콤한 경단 위안샤오 유럽 최대 디지털 전시, 런던 울트라 HD 스크린 중국 하얼빈 남자 싱글 피겨, 2위에 오른 한국의 차준환 맨유의 전설 데니스 로, 하늘의 별이 되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