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시장에도 불어닥친 ‘계엄 여파’ 12월 취업자, 3년10개월 만에 감소

박상영 기자

통계청 ‘2024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

12월 취업자 ‘마이너스’ 내수부문 부진

지난해 취업자 증파폭 16만, 전년대비 반토막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성동훈 기자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성동훈 기자

지난달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5만명 넘게 줄며 3년10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과 직접 일자리 사업 종료 등의 여파로 풀이된다.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 증가 폭도 약 16만명에 그쳐 30만명 넘게 늘었던 전년과 비교해 ‘반토막’에 그쳤다.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04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만2000명 감소했다. 취업자가 감소한 것은 2021년 2월(-47만3000명) 이후 3년10개월 만이다.

업종별로 보면 내수 관련 업종이 타격을 받았다. 지난달 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수는 1만2000명 늘며 전달(2만4000명)에 비해 증가 폭이 절반으로 줄었다. 운수·창고업(1만9000명)의 취업자 수 증가 폭도 11월(4만2000명)에 비해 절반 넘게 줄었다.

11월에 1만6000명 취업자가 늘었던 개인서비스업종은 지난달에는 취업자 수가 전년 대비 제자리걸음이었다. 도매 및 소매업(-9만6000명) 취업자 감소 폭은 전달(-8만9000명)에 비해 확대됐다.

정부는 이들 업종에서 주로 임시·일용직 일자리가 줄어든 것으로 추정했다. 기획재정부는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이 임시·일용직 중심으로 도소매·운수창고·숙박음식·개인서비스업 고용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고용시장에도 불어닥친 ‘계엄 여파’ 12월 취업자, 3년10개월 만에 감소

직접 일자리 사업 종료로 공공행정·보건복지업 일자리는 3000명 줄었다. 지난해 11월(17만1000명)에 비해 취업자 수가 17만4000명 줄어든 것이다. 직접 일자리 사업은 대부분 12월 초·중순까지 운영돼 연말로 갈수록 공공행정·보건복지 취업자 수가 감소한다.

여기에 건설업(-15만7000명)과 제조업(-9만7000명) 고용 부진도 여전했다. 특히 건설업은 다소 회복세를 보이던 아파트 입주 물량이 11월을 정점으로 감소하며 취업자 수가 줄고 있다.

연령별로 보면 20대(-19만4000명)와 40대(-9만7000명)에서 취업자 수가 줄었다. 그간 20만명대였던 60세 이상 취업자 증가 폭은 직접 일자리 사업 종료로 16만2000명으로 축소됐다.

건설업 취업자, 통계작성 이래 최대폭 줄어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는 2857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15만9000명 늘었다. 지난달 취업자 수가 급감함에 따라 불과 2주 전에 정부가 경제정책방향에서 제시했던 지난해 연간 예상치(17만명)도 밑돌았다. 연간 취업자 수는 2022년에 81만6000명 늘며 2000년(88만2000명) 이후 22년 만의 최대 폭을 기록했지만, 2023년에 32만7000명으로 줄어든 데 이어 올해 15만명대로 떨어지는 등 2년 연속 증가 폭이 둔화했다.

건설 경기 불황으로 건설업 취업자 수 감소 폭(-4만9000명)이 201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컸다. 도매 및 소매업(-6만1000명)과 제조업(-6000명) 등도 취업자가 감소했다. 보건업 및 사회 복지서비스업(8만3000명) 등은 취업자가 늘었다.

고용시장에도 불어닥친 ‘계엄 여파’ 12월 취업자, 3년10개월 만에 감소

연령별로는 20대(-12만4000명), 40대(-8만1000명)에서 취업자 수가 감소한 반면, 60세 이상(26만6000명)과 30대(9만명)에서는 증가했다.

향후 고용전망도 밝지 않다. 최근 소비지표가 반등하고, 직접 일자리 사업이 재개되면서 단기 취업자 수는 반등할 가능성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는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취업자 수가 연간 12만명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망치대로라면 올해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취업자가 감소했던 2020년(-21만8000명) 이후로 최소폭이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정현안조정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건설업 등 내수 회복 지연, 주력업종 경쟁심화, 생산연령인구 감소폭 확대 등으로 향후 고용 여건이 녹록지 않다”며 “전 부처가 일자리 전담 부처라는 각오로 취약부문별 맞춤형 일자리 지원방안을 신속히 마련해 추진해달라”고 주문했다.


Today`s HOT
회담 위해 인도를 방문한 카타르 국왕 미국 프로야구 마이애미 말린스 팀의 훈련 과나바라 만 해변 환경오염으로 자원봉사자들이 힘을 합치다. 폭풍과 홍수로 피해를 입은 미국, 이를 극복하려는 모습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피나왈라 코끼리 고아원의 현장 평년보다 낮은 기온 맞이한 미국 시카고의 모습
리알토 다리 아래에서 모두가 즐기는 카니발 강풍과 많은 눈이 빚어낸 캐나다 비행기 추락 사고..
꽃 피운 계절이 온 스페인의 여유로운 일상 해변에서 여유를 만끽하는 프랑스 시민들 오스트리아의 한 마을에서 일어난 공격으로 현장은 추모의 분위기 혹독한 겨울 폭풍, 미국을 강타한 후의 상황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