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두새벽 ‘뉴스 불침번’ 선 시민들…“오늘 안에 체포됐으면”

강한들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이 시작된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경내에 대통령경호처 관계자들이 모여 있다. 이준헌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이 시작된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경내에 대통령경호처 관계자들이 모여 있다. 이준헌 기자

정운씨(34)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는 15일 오전 3시30분 기상 알람을 맞췄다. 알람이 울리기 10분 전 눈이 뜨였다고 했다.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정씨는 뉴스를 틀었다. 대학 때 법을 전공한 정씨는 “‘불법 영장’이라는 건 없다. 윤석열 대통령과 변호인은 법을 새로 쓰고 있는 수준”이라며 “윤석열이 관저 안에서 ‘버티기’에 돌입하며 결집한 극우 집회 참가자들이 흥분해서 다치는 사람이 생길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을 집행한 이날 시민들은 마치 뉴스 ‘불침번’을 서는 것처럼 잠을 줄이고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앞 상황을 지켜봤다.

경기도에 사는 30대 A씨는 뉴스 특보가 오전 4시30분으로 정해진 것을 보고 밤을 새우기로 마음먹었다. A씨는 “드디어 체포영장이 집행된다는 것에 대한 안도감을 느꼈다”며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 불안했지만, 집회에 나가서 시민들과 연대했던 마음을 떠올리며 밤을 새웠다”고 말했다. 이어 “체포가 오늘 안에 빠르게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관저 앞에서 경찰·공수처의 영장 집행을 막아선 국민의힘 의원들과 윤 대통령 변호인을 향한 비판도 나왔다. 이날 4시50분쯤 일어나 상황을 지켜본 20대 제모씨는 “국민이 선출한 국회의원들이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한 내란 수괴를 지지한다면 의원 자격이 없다”며 “눈앞의 권력을 붙잡으려 헌법 체계를 파괴하는 행동이기 때문에 국민으로서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가 기관 간 물리적 충돌 사태가 발생하면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씨는 “최 대행이 경호처의 불법행위를 조장하고 있다”며 “경호처를 지휘해야 할 사람인데 몸을 사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전 4시30분부터 각 방송사 유튜브 채널에는 수만명의 접속자가 몰렸다. X(구 트위터)에서 한 이용자는 “(윤 대통령이) 최소 15만명의 국민이 불침번을 서게 만든다”고 말했다.

경찰·공수처는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지 약 4시간만인 이날 오전 9시쯤 관저 건물 안으로 진입해 윤 대통령 측과 협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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