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의 밤 끝나고 체포의 아침 밝았다”···윤 대통령 체포에 환호한 시민들

배시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지 43일 만에 체포된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탄핵 찬성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사진 크게보기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지 43일 만에 체포된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탄핵 찬성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됐다는 소식이 들리자 15일 아침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대통령 탄핵·체포를 촉구하며 농성하던 시민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윤 대통령을 태운 호송차가 이날 오전 10시40분쯤 관저 정문을 빠져나가자 관저 인근 볼보빌딩 앞 농성장을 지키던 시민들은 “우리가 이겼다” “시민의 승리다”라고 외치며 서로 껴안고 어깨를 두드렸다. 만세를 외치고 감격해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보였다. 이들은 체포영장 집행을 마치고 철수하는 경찰들을 향해 “잘 했다”고 격려했고, 떠나는 경찰 버스를 향해선 손을 흔들었다. 집회 연단에 선 사회자는 “내란의 밤이 끝나고 체포의 아침이 밝았다”고 외쳤다.

새벽부터 나와 체포영장 집행 소식을 기다렸다는 신승철씨(55)는 “이 순간만을 기다리고 바랐다”며 “윤 대통령이 말했던 것처럼 공정과 상식 그대로 철저하게 수사가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날 밤 9시부터 탄핵·체포 촉구 농성장을 지켰다는 한도연씨(25)는 “공수처가 오늘 체포로 수사 의지를 보여준 것 같지만, 그간의 모호한 태도를 봤을 때 앞으로도 방심하지 말아야 할 것 같다”며 “앞으로 수사를 잘 하리라 믿고 싶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된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인근 농성장에서 소식을 듣고 기뻐하는 시민들이 서로를 껴안고 있다. 배시은 기자 사진 크게보기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된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인근 농성장에서 소식을 듣고 기뻐하는 시민들이 서로를 껴안고 있다. 배시은 기자

시민들은 체포 직후 발표된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영상에 분노를 쏟아내기도 했다. 김모씨(24)는 “아직도 본인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는 것 같다”며 “본인에게 지위와 권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서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이성은씨(59)는 “지금 윤 대통령은 지지자들을 동원하고 유지하려고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 아니겠나”라며 “본인을 추종하는 사람들을 통해 정치 권력을 유지하고 재창출해 자기 살 길을 찾으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호송 차량이 떠난 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탄핵·체포 찬성을 외치는 시민들이 모인 쪽을 향해 소리를 지르고 손가락질을 하자 긴장감이 흐르기도 했다. 격앙된 양측이 충돌 직전까지 가자 경찰이 막아서기도 했다. 시민 중 일부는 “오늘은 좋은 날이니 괜히 싸우지 말자”며 충돌하려는 사람들을 말렸다.

시민사회단체들도 윤 대통령 체포에 대한 환영 성명을 줄줄이 발표했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주권자의 힘으로 내란수괴 윤석열을 체포했다”며 “다른 내란 주범들이 구속기소된 만큼 그 수괴인 윤석열을 구속수사해 내란 및 외환 시도 혐의의 진상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군인권센터는 “범죄자가 체포영장을 거부하는 상상초월의 불법 행위가 진압됐다”며 “추위와 눈보라를 뚫고 윤석열 체포를 위해 싸워온 시민들이 만들어 낸 놀라운 승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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