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조 작품, 옥토끼 찾아 우주로 떠났다

이정호 기자

무인 달 착륙선 ‘블루 고스트’ 발사

동체에 ‘달에게’ 등 시조 11편 실려

인류 문화 유산 ‘타임캡슐’ 일부

미국 민간우주기업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한 무인 달 착륙선 ‘블루 고스트’를 탑재한 팰컨9 로켓이 15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미국 민간우주기업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한 무인 달 착륙선 ‘블루 고스트’를 탑재한 팰컨9 로켓이 15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미국 플로리다주 캐네디우주센터에서 15일(현지시간) 발사될 무인 달 착륙선 ‘블루 고스트’가 조립시설에 보관돼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미국 플로리다주 캐네디우주센터에서 15일(현지시간) 발사될 무인 달 착륙선 ‘블루 고스트’가 조립시설에 보관돼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한국 전통 문학인 시조 작품이 미국 달 착륙선에 실려 우주로 떠났다. 미래 세대를 위해 인류 문화유산이 담긴 ‘타임캡슐’을 달에 장기 보관하려는 민간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미국 시카고 소재 한인 비영리 문화재단인 세종문화회에 따르면 15일 오전 1시12분(한국시간 오후 3시12분)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달 착륙선 ‘블루 고스트’가 스페이스X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블루 고스트는 미국 민간우주기업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한 무인 달 착륙선이다. 이번 블루 고스트 발사의 가장 큰 특징은 동체 화물칸에 시조 작품 11편이 실렸다는 점이다. 이는 인류 문화유산을 달로 보내 장기 보관하려는 해외 프로젝트 ‘루나 코덱스’의 일환이다. 미래 세대를 위해 뛰어난 예술 작품이 담긴 타임캡슐을 달에 남기려는 목적이다.

캐나다 물리학자 새뮤엘 페랄타가 주도하는 루나 코덱스는 전 세계 4만여명의 예술가가 창작한 미술, 문학, 음악, 영화 등 약 25만점의 문화유산을 수차례에 걸쳐 달로 보내는 것이 핵심이다. 문화유산은 습도나 온도 영향을 잘 받지 않는 니켈 소재 필름에 아날로그식으로 새기거나 컴퓨터 메모리카드에 디지털 형태로 담아 저장한다.

이번에 블루 고스트에 실려 달로 가는 시조의 소재는 우주다. 달에게(구충회), 운석의 꿈(김달호), 은하(김흥열) 등 한글로 지은 8편에 영문 시조 3편이 포함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협력해 개발된 블루 고스트는 지름 3.5m, 높이 2m이며, 올해 3월 초 달 앞면 ‘위난의 바다’에 도착할 예정이다. 도착 뒤에는 달 먼지 제거용 자동 세척 유리, 달 토양 수집·분류 기기 등 총 10개 장비를 가동할 예정이다. 임무 기간은 14일이다.

일본 아이스페이스가 개발한 무인 달 착륙선 ‘레질리언스’ 모습. 아이스페이스 제공

일본 아이스페이스가 개발한 무인 달 착륙선 ‘레질리언스’ 모습. 아이스페이스 제공

팰컨9 로켓 화물칸에는 블루 고스트와 함께 일본 민간기업 아이스페이스가 개발한 또 다른 달 착륙선 ‘레질리언스’도 실렸다. 레질리언스에는 달 환경을 탐사할 초소형 무인 탐사차량이 탑재됐다.

레질리언스는 지구와 달의 중력을 최대한 이용해 연료를 절감하는 항로를 선택했다. 이 때문에 블루 고스트보다 달 도착 시점이 늦다. 올해 5~6월 중 월면에 내릴 예정이다.

민간 달 착륙은 2019년 이스라엘 스페이스IL에서 만든 ‘베레시트’를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시도되고 있지만, 성공 사례는 지난해 미국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오디세우스’가 유일하다. 오디세우스도 착륙지에서 동체가 옆으로 넘어지면서 태양광 충전이 어려워졌고, 이 때문에 수명이 줄면서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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