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검찰 깃발이 날리고 있다. 정효진 기자
12·3 비상계엄 당시 가동될 예정이었던 별동 수사단 ‘제2수사단’ 구성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용군 예비역 대령이 15일 구속 기소됐다. 이로써 비상계엄에 가담해 체포·구속된 피의자 중 윤석열 대통령을 제외한 모두가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이날 내란 중요임무 종사죄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김 전 대령(전 3야전사령부 헌병대장)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김 전 대령은 비상계엄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점거, 선관위 주요 직원 체포 시도 등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대령은 계엄 선포 직전 이번 계엄의 ‘비선실세’로 지목되는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햄버거가게에서 만나 계엄 이후 작전 등을 사전에 모의한 인물로 지목됐다. 김 전 대령은 퇴역군인인 노 전 사령관이 계엄 당시 배후에서 지휘하려 했던 부정선거 별동 수사단 ‘제2수사단’ 구성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달 3일 오후 3시쯤 경기 안산시의 한 햄버거 가게에서 김 전 대령과 구삼회 당시 육군2기갑여단장(준장), 방정환 국방부 전작권전환TF장(준장)을 만나 “(김용현) 장관님이 어떤 임무를 주시는지는 나중에 명령이 나면 알 수 있다” “장관님이 무슨 안 좋을 일 시키겠냐” “장관님이 시킨 거만 하면 된다” 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구 여단장과 방 TF장은 노 전 사령관이 제2수사단 단장과 부단장으로 임명하려 했던 인물들이다. 검찰 조사결과 노 전 사령관은 이 자리에서 김 전 대령에게 “인원들은 다 연락됐냐” “이번에 팀장을 맡아주면 된다. 예전에 하던 대로 수행하면 된다”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전 대령은 지난달 18일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이 참여한 공조수사본부에 긴급 체포됐고 같은 달 21일 구속됐다. 이후 27일 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돼 조사를 받았다.
김 전 대령이 기소되면서 비상계엄에 가담해 수사기관에 체포·구속된 피의자 중 윤 대통령을 제외한 모든 인물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특수본은 지난달 27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구속기소하고 지난해 말까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육군수도방위사령관을 연이어 재판에 넘겼다. 이달에는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과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 문상호·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조지호 경찰청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등을 차례로 구속 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