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BBC·아사히신문 등 톱 뉴스로 실시간 보도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체포되자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가 홈페이지 주요 헤드라인 기사로 보도하고 있다. NYT·WP 홈페이지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체포되자 세계 주요 외신들은 “한국에서 체포된 첫 현직 대통령”이라며 주요 뉴스로 긴급 보도했다. 장시간 대치 끝에 이뤄진 영장 집행 과정부터 이후 조사 상황까지 실시간으로 전하기도 했다.
미국 CNN은 15일 윤 대통령 체포 소식에 “지난달 충격적인 계엄 선포로 시작된 몇 주간의 정치 서사의 마지막 장에서 윤 대통령은 신문 받기 위해 체포됐다”며 “한국에서 현직 대통령을 상대로 이런 조치가 취해진 건 처음”이라고 전했다. “궁지에 몰린 윤 대통령은 지난 몇 주간 경호팀에 둘러싸여 요새화된 관저에 숨어 있으면서 체포를 피해왔다”라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도 홈페이지 톱 뉴스로 윤 대통령이 체포되기까지 상황을 시간대별로 상세히 전했다. 윤 대통령이 앞으로 공수처와 검찰 중 어느 기관의 조사를 받게 될지 인터랙티브 형식으로 정리하고, 쇼츠(짧은 영상) 형식의 뉴스도 게시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추방, 총살, 탄핵, 투옥: 한국 대통령들의 역사’란 제목의 기사에서 “탄핵소추된 윤 대통령은 물의를 빚어 정치적 경력을 망치거나, 불행한 최후를 맞은 수많은 지도자 중 최신 사례”라며 이승만·박근혜 전 대통령 등 사례를 함께 소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체포되자 영국 BBC는 실시간 기사로 소식을 전했다. BBC홈페이지 갈무리
영국 BBC는 윤 대통령의 영장 집행 상황을 이른 오전부터 실시간 생중계 업데이트로 전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 체포 후에도 한국은 ‘불확실성에 휩싸인 국가’라고 평가했다. “오랫동안 보수와 진보의 극심한 분열로 점철된 한국 정치는 윤 대통령 탄핵과 체포 이후 더욱 혼란에 빠졌다”는 것이다. 또 “어쨌든 역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체포된 이날은 한국 정치에서 주목할 만한 날이지만 위기가 끝난 것은 아니다”라며 “앞으로 계속되는 정치 드라마에서 또 하나의 국면일 뿐”이라고 했다.
일본 언론 역시 윤 대통령 체포 영장 집행 상황을 주요 뉴스로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윤 대통령 개인의 이익을 위해 국가 질서를 희생시키고 있다”는 이명박 정부 시절 고위 관계자 발언을 소개하며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 등 전직 대통령들은 사법당국의 조사에 응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진심으로 직무 복귀를 노리는 계산 하에 법 절차를 따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니혼자이게이신문은 15일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 소식을 실시간 속보로 전한 데 이어 12·3 비상계엄 사태 과정과 전망, 한국 정치의 역사 등을 함께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정치 원로’로 소개하며 인터뷰한 내용도 보도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인터뷰에서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을 때 윤 대통령이 자기주장이 강하고 남의 의견을 듣지 않아 자주 충돌했다”라며 “그는 ‘무엇이든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윤 대통령 체포 후 수사가 본격화할 전망이지만 내란죄를 입증해야 할 과제가 남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한국은 민심과 여론 흐름이 수사·재판 향방에 큰 영향을 미치는 나라”라며 “윤 대통령이 이대로 체포된다면 탄핵 결정을 내리는 헌법재판소 심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은 “윤 대통령이 ‘불법 수사’라며 반발을 이어가는 데다, 일부 보수층 지지를 계속 받는 만큼 앞으로도 정치적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