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이 탄 차량 행렬이 15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도착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로 구속된 인물들이 15일까지 모두 재판에 넘겨졌다. 윤석열 대통령을 제외한 내란 사태 주동자들에 대한 수사기관 처분이 일단락된 셈이다. 이번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시작으로 군·경찰 수뇌부 10명에 대한 재판이 이어질 예정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지귀연)는 16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 김 전 장관의 1차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사전에 함께 준비했다고 인정한 유일한 인물인 김 전 장관은 지난달 27일 내란 혐의 피의자 중 처음으로 구속 기소됐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공판에 앞서 향후 심리 계획 등을 정리하는 절차로 피고인 출석 의무는 없다. 김 전 장관은 지난 13일 법원에 보석(보증금 등 조건을 내건 석방) 신청서를 내며 16일을 보석 심문기일로 지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탄핵을 당해 직무정지 상태인 조지호 경찰청장과 직위해제된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1심 재판도 같은 재판부가 맡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는 다음 달 6일 조 청장과 김 전 청장의 1차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조 청장 등은 비상계엄을 사전에 인지하고 윤 대통령 지시를 받아 경찰력을 동원해 국회 외곽을 봉쇄한 혐의 등을 받는다. 혈액암 투병 중인 조 청장도 보석을 신청해 오는 21일 보석 심문기일이 열린다.
이번 비상계엄 사태의 비선 기획자란 의혹을 받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사건도 같은 재판부에 배당돼 조 청장 등과 같은 날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린다. 지난 10일 구속 기소된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장악과 선관위 직원 체포, 선관위 서버 탈취 등을 지휘한 혐의 등을 받는다. 검찰은 김 전 장관과 긴밀한 관계인 노 전 사령관 수첩에 적혀있던 ‘사살’ ‘오물풍선’ ‘NLL(북방한계선)에서 북한 공격 유도’ 등과 비상계엄의 연관성도 계속 수사 중이다. 노 전 사령관과 선관위 장악을 사전 모의한 혐의를 받는 김용군 예비역 대령도 이날 기소돼 다음달로 첫 공판준비기일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현역 군인 재판은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다. 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을 비롯해 계엄 실행에 적극 가담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이 오는 23일 열린다. 이들은 국회 등 장악을 위해 계엄군을 투입한 혐의 등을 받는다. 노 전 사령관과 계엄을 사전 모의한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다음달 4일로 공판준비기일이 정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