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 대통령 비호’ 노선 유지하며 ‘이재명 2심’ 기대

조미덥 기자    민서영 기자
권영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무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권영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무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된 후에도 윤 대통령을 옹호하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경찰, 야당과 싸우는 모드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윤 대통령 탄핵 인용이 확실시될 때 조기 대선을 감안해 중도층을 포섭하는 방향으로 노선 변경이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15일 윤 대통령 체포에 반발해 공수처를 항의 방문했다. 이날 새벽 체포를 막으러 관저에 갔던 의원들이 주축이 됐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서울중앙지검을 찾아 체포영장 집행을 주도한 오동운 공수처장과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을 직권남용, 불법체포감금죄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도 “탄핵 찬성한 사람들 책임지라”는 친윤석열(친윤)계 중진 목소리만 나왔다. 앞으로 윤 대통령 구속, 기소 등 국면에서 당내 다수인 탄핵 반대파의 투쟁이 전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영세 비대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등 친윤석열(친윤)계 지도부도 지금까지의 대통령 옹호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보수 당원들의 요구와 당내 탄핵 반대 강경파의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커졌기 때문이다. 한 중진 의원은 이날 기자와 만나 “대통령 체포 막으러 안 가냐는 보수 당원들의 문자 폭탄이 어마어마하다”며 “그분들의 요구를 뿌리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체포되면서 남긴 메시지도 여당 강경파에게 같이 싸워달라는 요구에 가깝다.

당에선 보수로 기운 현재의 노선을 바꾸기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받은 공직선거법의 2심 판결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크다. 한 지도부 인사는 통화에서 “이 분위기가 바뀌려면 이재명 대표 2심이 나오는 수밖에 없다”며 “2심에서도 1심처럼 유죄가 나오면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안 된다고 공세로 전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은 윤 대통령과 당이 함께 가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윤 대통령과 선을 그어야 한다는 당내 주장이 커질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대통령이 수사받으면서 혐의가 드러나고 탄핵 인용이 확실시되면 지금 대통령을 지키자는 의원들도 제 살길을 찾을 것이고, 당도 조기 대선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도층의 표를 받아야 하는 대선에서 지금처럼 윤 대통령을 끌어안고 갈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면 85명의 탄핵 반대파가 정치적 실패를 인정하고 권영세 위원장이 물러나 새 지도부를 세워야 한다”며 “지금대로 가면 최악의 경우 분당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에 나와 “국민의힘도 지금은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누구냐’ 그러지만 그 다음 국면은 ‘이길 수 있는 사람이 누구냐’다”라며 “대통령이 구속되는 순간 자유우파 결집론이라는 강경 노선에서 중도외연 확장론으로 전환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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