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간40분’ 고강도 조사…윤, 경호차 타고 서울구치소로

강연주 기자

공수처 조사 첫날

<b>구치소 가는 길</b>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밤 경기 과천시 공수처에서 조사받은 뒤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구치소 가는 길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밤 경기 과천시 공수처에서 조사받은 뒤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구인 피의자 대기실서 생활

김용현 공소장 등 반영해
질문지, 2배 늘어 ‘200쪽’

공범들 혐의 상당수 밝혀져
윤 혐의 입증 무리없을 듯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15일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을 체포해 총 8시간20분 동안 조사를 벌였다. 공수처 조사를 마친 윤 대통령은 조서 열람·날인을 거부한채 경호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이송돼 체포 첫날 밤을 보냈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 체포로부터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해 신병을 확보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공수처 조사실과 서울구치소를 오가며 조사를 받게 된다. 윤 대통령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고 있지만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내란 공범들’의 혐의와 증거가 상당수 드러난 만큼 윤 대통령 혐의 입증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8시간40분’ 고강도 조사…윤, 경호차 타고 서울구치소로

윤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정부과천청사 5동 338호 공수처 조사실에서 시작됐다. 영상녹화는 윤 대통령 측이 거부해 이뤄지지 않았다.

오전 조사는 이재승 공수처 차장이 맡았고, 오후 2시40분부터 시작된 오후 조사는 이대환 수사3부장과 이번 사건의 주임검사인 차정현 수사4부장이 담당했다. 저녁 이후 조사는 오후 7시부터 재개돼 오후 9시40분 종료됐다. 조사 개시로부터 종료까지는 10시간40분이었으나 휴식을 제외하고 조사에 걸린 시간은 8시간20분이었다. 조사는 차장·부장검사와 평검사 2명이 함께 진행했다. 공수처는 “조사 시작에 앞서 윤 대통령이나 변호인단과의 별도 티타임은 없었다”고 밝혔다.

서울구치소로 이송된 윤 대통령은 구치소 내 ‘구인 피의자 대기실’에서 생활하며 공수처 조사를 기다린다. 현직 대통령 신분이어서 경호처 경호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구치소의 ‘수용자 부식물 차림표’에 따르면 윤 대통령 등 수용자들에게 제공되는 16일 아침 식사는 시리얼, 달걀, 견과류, 우유다.

공수처 검사는 윤 대통령을 부를 때 ‘대통령님’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에는 윤 대통령의 검사 선배인 김홍일·윤갑근·송해은 변호사가 투입됐다.

윤 대통령이 조사를 받은 338호 주변에는 대통령경호처 직원들이 배치됐다. 이 밖에도 경호처 직원 수십명이 공수처 청사 곳곳에 배치됐다. 경호처 직원들은 윤 대통령이 체포되기 약 1시간30분 전인 오전 9시5분쯤 공수처에 와서 338호를 비롯해 청사 전반에 폭발물 등 위험 요소가 있는지 수색했다.

공수처가 윤 대통령 조사 목적으로 준비한 질문지는 200쪽이 넘는다. 지난 3일 1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설 당시엔 100여쪽이었으나 2배가량 늘었다. 그사이 공수처가 김 전 장관에 대한 검찰 공소장과 피의자 신문조서를 확보해 반영했기 때문이다.

김 전 장관의 공소장에는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후 각 사령관에게 국회의원들의 국회 출입을 저지하고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막도록 지시한 정황 등이 명시돼 있다. 공소장을 보면 윤 대통령은 계엄 해제 의결이 가까워질 무렵 이 전 사령관에게 연락해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고 압박했다.

200여쪽 분량의 질문지에는 이런 정황뿐 아니라 공수처가 신병을 확보해 군 검찰로 이첩한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수사 내용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이를 바탕으로 윤 대통령이 의원 체포 및 국회 출입 저지를 지시한 사실이 있는지, 부정선거 의혹을 수사하기 위한 목적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장악하라고 군 일선에 지시했는지 등을 캐물을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은 조사 시작부터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 윤 대통령은 입을 굳게 닫고 ‘답변을 거부한다’는 말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한마디도 하지 않는 것이냐’는 취재진 질의에 “그렇다고 보면 된다”고 답했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의 수사 협조 여부와 별개로 48시간 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체포와 구속 기간에 윤 대통령 조사는 공수처에서, 수감은 서울구치소에서 이뤄진다. 법조계에서는 윤 대통령의 진술거부에도 불구하고 구속영장 청구를 위한 혐의가 입증되는 건 문제가 없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김 전 장관 등 내란 공범들의 공소 사실을 통해서도 혐의 사실 상당수가 입증되기 때문이다.

법원이 윤 대통령 구속영장을 발부하면 공수처와 검찰은 최대 20일의 구속기간을 서로 나눠 수사를 하게 된다. 윤 대통령 내란 혐의에 대한 기소 권한은 검찰에 있다.


Today`s HOT
하얼빈 동계 아시안 게임 개막식 앞둔 모습 많은 눈이 쌓인 미국의 모습 심각한 예멘의 식량과 생필품 부족 상황 오염 물질로 붉게 물든 사란디 개울..
항공기 추락 잔해 인양 작업 높은 튀니지 실업률, 취업을 요구하는 청년들
11명 사망한 스웨덴 총격사건, 임시 추모소 현장 8년 전 화재 사고 났던 그렌펠 타워, 철거 입장 밝힌 정부
발렌타인데이를 앞둔 콜롬비아의 철저한 꽃 수출 인도 어부와 상인들의 삶의 현장 2월 흑인 역사의 달을 기념하는 저스틴 트뤼도 총리 비바람과 폭풍이 휘몰아치는 미국 상황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