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저 앞 탄핵 촉구 시민

기쁨 윤석열 대통령이 공수처에 체포된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앞에서 탄핵 찬성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우리가 이겼다” 큰 환호성
공수처 향해 “수사 철저히”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됐다는 소식이 들리자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대통령 탄핵·체포를 촉구하며 농성하던 시민들은 환호성을 터뜨렸다.
윤 대통령을 태운 호송차가 오전 10시40분쯤 관저 정문을 빠져나가자 인근 빌딩 앞 농성장을 지키던 시민들은 “우리가 이겼다” “시민의 승리다”라고 외치며 서로 껴안고 어깨를 두드렸다. 감격해 만세를 외치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보였다. 이들은 체포영장 집행을 마치고 철수하는 경찰들을 향해 “잘했다”고 격려했고, 떠나는 경찰 버스를 향해선 손을 흔들었다. 집회 연단에 선 사회자는 “내란의 밤이 끝나고 체포의 아침이 밝았다”고 외쳤다.
새벽부터 나와 체포영장 집행 소식을 기다렸다는 신승철씨(55)는 “이 순간만을 기다리고 바랐다”며 “윤 대통령이 말했던 것처럼 공정과 상식 그대로 철저하게 수사가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날 오후 9시부터 탄핵·체포 촉구 농성장을 지켰다는 한도연씨(25)는 “공수처가 오늘 체포로 수사 의지를 보여준 것 같지만, 그간의 모호한 태도를 봤을 때 앞으로도 방심하지 말아야 할 것 같다”며 “앞으로는 수사를 잘하리라 믿고 싶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체포 직후 발표된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영상에 분노를 쏟아내기도 했다. 김모씨(24)는 “아직도 본인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는 것 같다”며 “본인에게 지위와 권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서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이성은씨(59)는 “윤 대통령은 지지자들을 동원하고 유지하려고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이 아니겠나”라며 “본인을 추종하는 사람들을 통해 정치 권력을 유지하고 재창출해 자기 살길을 찾으려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 호송 차량이 떠난 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탄핵·체포 찬성을 외치는 시민들이 모인 쪽을 향해 소리를 지르고 손가락질을 하자 긴장감이 흐르기도 했다.
격앙된 양측이 충돌 직전까지 가자 경찰이 막아서기도 했다. 시민 중 일부는 “오늘은 좋은 날이니 괜히 싸우지 말자”며 충돌하려는 사람들을 말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