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다뤘다고…KBS ‘시사기획 창’ 불방될 뻔했다

박채연 기자

사측 “계엄 이유 안 담겼다”

시사국장 수정안마저 거부

‘사측 요구 반영’ 이후 방영

KBS 사측이 12·3 비상계엄을 다룬 KBS <시사기획 창> 방송을 불방시키려 했다는 노조 주장이 나왔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15일 성명을 내고 사내 사전 심의에서 지적 사항이 없다는 확인을 받고, 인터넷에 예고편까지 올라온 상태에서 사측이 <시사기획 창> 2025년 1월14일자 방송분의 방영을 제지했다고 주장했다. 사측은 ‘계엄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제대로 담지 않았다’는 이유를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KBS본부는 “제작 자율성 침해란 어떤 것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면서 “사측 요구는 내란 세력이 주장하는 계엄의 불가피성을 공영방송 KBS가 선전하라는 것”이라고 했다.

KBS본부는 “특히 김철우 시사제작국장은 ‘편파적이다’ ‘박장범 부분을 빼도 흐름이 자연스럽지 않느냐’며 수정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언론관을 설명하는 부분에 지난해 초 윤 대통령과 당시 앵커였던 박장범 KBS 사장이 단독 대담한 장면이 들어간 것을 지적한 것이다. 박 사장은 대담에서 ‘디올백’을 ‘파우치’로 지칭했다.

KBS본부는 제작진이 김 국장의 의견을 일부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방송이 결정됐지만, 이후에도 이재환 보도시사본부장이 나서서 국장의 방영 결정을 뒤집고 불방 지시를 내렸다고 덧붙였다. 이미 유튜브에 공개됐던 예고 영상도 삭제됐다. 이 과정에서 프로그램 제목은 ‘대통령과 우두머리’에서 ‘대통령과 우두머리 혐의’로 바뀌었다.

이들은 “사측은 본인들의 요구 사항이 제대로 반영됐는지 결과물을 확인한 뒤 방송 당일 저녁 7시가 넘어서야 편성을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14일 오후 10시에 방송됐다.

KBS본부는 “부장이 승인한 원고에 국장이 간섭한 것도 놀랄 일인데, 본부장까지 직접 나서서 프로그램을 난도질한 것은 초유의 일”이라며 “명백한 외압이자 검열행위”라고 밝혔다.

KBS 측은 “보도시사본부장은 KBS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에 따라 공정성이 훼손될 위험이 있는 내용 일부에 의견을 제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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