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수처와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을 체포한 15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바라보고 있다. 성동훈 기자
탄핵심판을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측이 16일 예정된 2차 변론기일을 미뤄달라고 헌법재판소에 요청했으나 헌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체포된 후 조사를 받느라 출석이 어렵다고 밝혔는데, 헌재는 기일을 미룰만한 사정이 될 수 없다고 봤다. 윤 대통령 측은 조대현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 정상명 전 검찰총장 등을 변호인으로 추가 선임했다.
천재현 헌재 공보관은 이날 오전 정기 브리핑에서 “피청구인 측에서 변론기일 변경신청서를 제출했다”며 “헌재는 이에 대한 논의를 거친 후 기일변경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변론기일 변경은 재판부 직권 사안인만큼 별도 결정문은 없다. 대신 헌재는 이날 오전 윤 대통령 측에 기각 결정을 통지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측은 전날 기일변경 신청을 하면서 윤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체포돼 오전부터 야간까지 변호인과 함께 피의자 조사를 받아 다음 날 변론에 출석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천 재판관은 재판부 전원이 기각 사유를 검토한 결과 기일변경을 할만한 사유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한쪽에선 기일을 미루려고 하면서도 물밑에선 변호인을 추가 보강하며 변론기일을 앞두고 치열한 법리다툼을 예고하고 있다. 천 공보관에 따르면 최근 윤 대통령 측에서 선임계를 낸 변호인은 조 전 재판관, 정 전 총장, 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장, 송해은 전 검사장, 송진호·이동찬 변호사 등 6명이다.
조 전 재판관과 정 전 총장은 모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7기 친목 모임 ‘8인회’ 멤버다. 조 전 재판관은 노 전 대통령 탄핵 사건에서도 변호인을 맡았다. 2005년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 추천으로 헌법재판관에 임명됐다. 정 전 총장은 윤 대통령의 멘토로 유명하다. 윤 당선인의 결혼식 주례를 맡고 검찰총장으로 지명됐을 당시 검찰총장 추천위원장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