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탄핵까지 이어지면 대외신뢰도에 영향
경제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안 하지 못할 말”
계엄 등 정치 여파로 ‘환율 30원’ 가량 상승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제가 한 말이 정치적 메시지라고 하지만 저는 경제적 메시지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엄호하는 발언을 한 것을 두고 한은 총재가 정치에 관여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자 이를 반박한 것이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국무총리의 탄핵에 이어 최상목 권한대행의 탄핵까지 이어지면 (한국의) 대외신뢰도가 어떻게 될지 외국 투자자나 신용평가사들의 시각이 굉장히 나빠지고 있는 걸 알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를 안정화시키려면 이것보다 중요한 메시지가 없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를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안 하지 못할 말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지난 2일 한은 시무식과 신년사에서 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후보자 2명을 임명한 것을 비판하는 정치권을 향해 “최 대행의 결정을 비난하는 사람이 많은데, 최 대행이 (그런 결정을) 하지 않았을 때 우리 경제가 어떻게 되고, 우리 정부가 한동안 기능할 수 있을지를 이야기해야 한다”며 “경제 고민을 좀 하고 말하라”고 직격한 바 있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과 관련해 이 총재는 “어제 있었던 이벤트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많이 감소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어제 일을 계기로 과거와 같이 질서 있게 이 문제를 해결하게 될 것이고, 경제 정책은 정상적으로 집행될 것이라는 얘기를 해외에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이 총재는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30원 가량 상승했다면서, 앞으로의 환율 향방은 정치 상황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당국이 환율에) 개입하고 조정해서 3~4원 바꾸기 위해서도 엄청 노력하고 있는데, 정치적 이슈가 터지면 20~30원 팍팍 튀고 (정책대응)하는 사람도 힘 빠진다”며 “정치 프로세스 안정화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