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걸려 힘들어도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심장질환 위험 낮아진다

입력 2025.01.16 15:08

수정 2025.01.16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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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암 진단을 받은 환자가 규칙적인 운동을 할 경우 심장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게티이미지

암 환자가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면 심장질환 위험이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암을 일으키는 염증은 심장질환 위험을 높이며 암 치료제나 방사선 등도 심장에 부담을 주지만 운동을 통해 이를 상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암환자삶의질연구소 신동욱 교수와 암치유센터 조인영 교수,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정원영 박사,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의 연구를 미국심장학회 학술지 ‘심장종양학’에 게재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진은 2010~2016년 암을 진단받은 환자 26만9943명의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암 환자들을 운동 여부와 시작 시기에 따라 4개 집단으로 구분해 비교했다. 암 진단 전부터 이후까지 규칙적으로 운동한 집단(2만7186명), 암 진단 후 운동을 시작한 집단(4만4852명), 암 진단 전에는 운동을 했으나 이후 중단한 집단(3만649명), 암 진단 전후 모두 운동하지 않은 집단(16만7256명)으로 나눴다. 주 3회 20분 이상을 고강도로 운동하거나, 주 5회 30분 이상 중간 강도로 운동한 경우 규칙적인 운동을 한 것으로 봤다.

대표적인 심장질환인 심근경색과 심부전 위험성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분석한 결과, 암 진단 전후 규칙적인 운동을 계속 유지한 집단은 암 진단 전후 모두 운동하지 않은 집단과 비교했을 때 심근경색 위험이 20%, 심부전 위험은 16% 감소했다. 이전에는 운동을 안 했더라도 암 진단 후 운동을 새로 시작한 집단은 심근경색과 심부전 위험이 각각 11%, 13% 낮았다. 암 진단 후 운동을 중단했어도 이전에는 규칙적으로 운동한 집단은 심근경색과 심부전 위험이 각각 20%, 6%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암 진단에 앞서 운동을 열심히 한 덕분에 암 치료 후 운동을 중단했음에도 심장질환 예방 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연구 대상자 가운데 암을 진단받은 이후 종전과 마찬가지로 운동을 하지 않은 비율은 62%였고, 암 진단 후 운동을 그만둔 비율은 11%로 나타났다. 10명 중 7명 꼴로 암 진단 후 운동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연구진은 암 치료 과정에서 신체기능이 저하되고 피로감이 커지더라도 심장질환 위험을 낮추려면 운동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원영 박사는 “이번 연구는 규칙적인 운동이 암 생존자의 심장질환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암 진단 이후라도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심장질환 위험을 줄이는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관리방법”이라고 말했다.

조인영 교수도 “많은 암환자들이 체력 및 신체기능 저하, 암 치료 후의 스트레스, 적절한 운동 방법과 양에 대한 정보 부족 등으로 운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운동은 암 치료 전부터 치료 중, 치료 후까지 계속돼야 하는데, 이를 안내할 수 있는 체계적인 프로그램 개발과 제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암 환자 심근경색 심부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