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주 독감 의심환자 2016년 이후 ‘최대’
설 연휴 기간 중 질병 확산될까 노심초사
코로나19 이후 사라진 ‘마스크 쓰기’도 재등장

인플루엔자(독감)의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는 지난 12일 오전 서울 한 어린이 전문 병원이 내원객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인플루엔자(독감)환자가 201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전국에서 호흡기 감염병이 크게 유행하면서 설 연휴를 앞둔 지자체에 비상이 걸렸다. 백신 무료 접종을 확대하고, 마스크 착용 캠페인을 벌이는 등 감염확산 방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16일 충북도에 따르면 내달 14일까지를 ‘호흡기 감염병 대응 특별방역기간’으로 지정해 감염병 확산 방지에 나서고 있다.
충북도는 도내 11개 시군에 요양병원, 장애인생활시설 등의 방역 수칙강화를 지시했다. 하루 한 번 입소자와 종사자 등의 발열 체크, 의심환자 발생 시 자체격리, 주기적 환기, 마스크 착용 등이다. 설 연휴기간 중에는 병원 4곳을 전담 ‘발열 클리닉’으로 지정해 운영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고위험군이 이용하는 자치구 구립 밀접 접촉시설의 종사자 대상으로 독감 예방접종을 확대 지원한다. 어린이·노약자 등 기존 독감 백신 무료접종 대상 외 구립 어린이집, 구립 노인복지시설, 공공 산후조리원 종사자 등도 무료접종 대상으로 추가했다. 무료접종은 올해 4월 30일까지 시행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절기는 세계보건기구(WHO) 권장주를 모두 포함한 4가 백신을 사용하고 있다”며 “최근 유행 중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형과 유사한 백신으로 충분한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광주시는 3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50~64세 장애인·의료급여수급권자·국가유공자 등 9800여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0월 28일부터 12월 6일까지 자체 독감 무료 예방 접종을 진행했다.
질병 확산으로 인한 사망자 급증에 장례·화장시설 이용 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대응에 나선 곳도 있다. 대구시는 지역 화장장인 대구 명복공원에 최근 화장 수요가 급증하자 화장로 수를 최대 수준(9기→10기)으로 늘렸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사라졌던 ‘마스크 쓰기 캠페인’도 재등장했다. 전남도는 독감 확산을 막기 위해 설 연휴가 끝나는 30일까지 ‘마스크 착용 캠페인’을 벌인다. 서울시도 마스크 자율 착용을 권장하는 캠페인을 지난 10일부터 진행 중이다.
지자체들은 최장 6일에 달하는 설 연휴를 앞두고 독감과 코로나19 환자가 큰 폭으로 늘자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감염병포털 집계를 보면 독감 의사환자는 지난해 51주차(12월5~21일) 31.3명에서 52주차(12월22~28일)에는 73.9명으로 136% 증가했다. 올해 첫 주인 53주차(12월29~1월4일)에는 의사환자가 99.8명을 기록해 2016년(86.2명) 이후 최고치를 뛰어넘었다.
코로나19 확산세도 심상찮다. 급성호흡기감염증(ARI) 표본감시에 참여하는 의료기관 220곳에서 신고한 코로나19 입원환자 수는 51주차 때 66명에서 53주차에는 131명으로 98.4% 증가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연말까지 기온이 예년보다 높았다가 최근 한파 등으로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졌고, 2가지 유형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동시에 유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추위로 인한 실내 활동 증가로 환기가 부족해 호흡기 감염병이 크게 유행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