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2월 초 노동시간 규제완화 정책토론
달라진 민주당 태도 두고 우려의 목소리 나와
“재계 비위 맞추기…광장 시민에 대한 배신”
전국삼성전자노조·금속노조와 노동당·녹색당·정의당이 16일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도체 특별법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전국삼성전자노조 제공
더불어민주당이 반도체 연구개발 노동자를 주 52시간 규제에서 제외하는 ‘반도체 특별법’을 두고 갈지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당초 주 52시간 예외 조항을 수용하지 않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다음달 정책토론을 열기로 하면서 다시 가능성을 열어뒀다. 노동계·진보정당은 민주당이 근로기준법에 예외를 둘 경우 “광장 시민들에 대한 배신”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원이 의원은 지난 13일 ‘트럼프 2.0 시대 핵심 수출기업의 고민을 듣는다 : 반도체 산업’ 간담회에서 고소득 전문직에게 노동시간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도입에 대한 정책토론을 다음달 초 연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지난해 11월 당론으로 발의한 반도체 특별법은 현재 산자중기위에 계류 중이다.
민주당은 그간 반도체 특별법에 반도체 연구개발 노동자를 주 52시간 규제에서 제외하는 조항을 넣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근로기준법 사항이라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다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환노위 위원들은 주 52시간 규제에 예외를 두자는 정부·여당과 삼성전자 요구에 반대하고 있어 해당 조항은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이 다음달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상법 개정에 이어 노동시간 규제 완화를 주제로 세번째 정책토론을 열기로 하는 등 태도 변화가 감지되자 노동계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민주당의 기류 변화는 이재명 대표가 최근 정책토론을 진행하라고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정책토론 쟁점은 반도체 연구개발 노동자 등을 주 52시간 규제에서 제외하는 제도를 새로 도입할지, 현행 특별연장근로 인가제도 요건을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손질로 완화할지 등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별연장근로는 불가피한 사정이 생겼을 때 고용노동부 인가를 받으면 주 최대 64시간까지 일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민주당 내부에선 기류 변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의원은 16일 기자와 통화하면서 “지난해 말 사실상 정리가 된 것으로 여겼는데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근로기준법에 구멍을 내는 것에 대해선 당이 완강한 태도를 보여야 하고 흔들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
반도체 특별법에 찬성하는 노동부 내부에서조차 “삼성전자 혁신 부재의 문제” “선택근로시간제·특별연장근로 등 기존 유연근로제로도 대응이 가능하다” 등의 목소리가 나온다.
전국삼성전자노조·금속노조와 노동당·녹색당·정의당은 이날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투세 폐지, 가상자산 과세 유예 때와 마찬가지로 민주당은 재계와 기득권의 비위 맞추기에 나서고 있다”며 “정부·여당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편을 갈라 싸우다가 이재명 대표가 주재하는 토론회 한번 열고 나면 말과 정책을 바꾸는 일을 우리는 거듭 겪었다”고 밝혔다. 손우목 전국삼성전자노조 위원장은 “근로기준법 훼손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 반도체 노동자들도 분명히 ‘노동자’”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