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주 발사장서 16일 이륙
스페이스X 독점한 ‘재사용 발사체’
궤도 진입 성공…1단 로켓 회수는 실패

미국 민간우주기업 블루 오리진이 개발한 재사용 발사체 ‘뉴글렌’이 16일 오전 2시3분(한국시간 오후 4시3분)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블루 오리진 제공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세운 우주기업 블루 오리진이 16일 자체 개발한 대형 발사체 ‘뉴글렌’을 처음으로 시험발사했다. 지구 궤도에 2단 로켓을 진입시키는 건 성공했지만, 재사용될 1단 로켓을 바다 위 바지선에 안착시키는 데엔 실패했다.
하지만 블루 오리진이 이번 발사를 시작으로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패권을 차지한 세계 발사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향후 양사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민간우주기업 블루 오리진이 개발한 재사용 발사체 ‘뉴글렌’이 16일 오전 2시3분(한국시간 오후 4시3분)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블루 오리진 제공
블루 오리진은 이날 오전 2시3분(한국시간 오후 4시3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뉴글렌을 시험발사했다.
블루 오리진이 지난 10여년간 개발한 뉴글렌은 1962년 미국인 최초로 지구 궤도를 돌았던 우주비행사 존 글렌의 이름을 따 명명됐다. 뉴글렌은 동체 길이가 98m인데, 1·2단으로 구성된다. 고도 2000㎞ 이하를 뜻하는 지구 저궤도에 화물 45t을 올릴 수 있다.
이날 뉴글렌은 이륙한 지 약 4분 만에 1단 로켓을 분리했다. 블루 오리진은 발사 약 12분 뒤 “2단 로켓이 지구 궤도에 안정적으로 들어섰다”고 발표했다. 고도 2400㎞ 너머까지 올라가는 것이 목표인 2단 로켓 내부에는 화물 운반용 신형 우주선의 시제품인 ‘블루링 패스파인더’가 실렸다. 블루링 패스파인더는 우주에 머무는 6시간 동안 통신 등을 점검한다.
뉴글렌의 가장 큰 특징은 재사용 발사체라는 점이다. 재사용 대상은 1단 로켓이다. 이날 1단 로켓은 2단 로켓과 분리된 뒤 발사장 주변 대서양 수면으로 내려오는 기동을 시도했다. 해상 바지선 ‘잭린’에 안착하는 것이 목표였다. 잭린은 베이조스 어머니 이름이다.
하지만 이날 1단 로켓 회수는 실패했다. 구체적인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블루 오리진은 CNN 등에 “첫 시도에서 1단 로켓을 바지선에 안착시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이날 발사의 핵심 목표는 2단 로켓의 궤도 진입이었다”고 설명했다.
뉴글렌 1단 로켓은 총 25회 다시 쓸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시험발사가 반복되면 조만간 성공 사례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과거 스페이스X도 그랬다. 이 때문에 이날 뉴글렌 발사로 향후 발사체 시장에는 중요한 변화가 일어날 공산이 커졌다. 재사용 발사체를 우주로 쏘기 위한 비용은 일회용 발사체의 10~30%에 불과해서다.
현재까지 재사용 발사체를 상업화한 곳은 지구상에서 스페이스X밖에 없고, 이 때문에 스페이스X는 세계 발사체 시장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블루 오리진의 등장으로 판세가 달라질 개연성이 커진 것이다.
게다가 뉴글렌은 현재 스페이스X의 주력 발사체인 팰컨9(운송 중량 22t)보다 더 무거운 화물을 우주로 옮길 수 있다. 스페이스X는 팰컨헤비와 스타십처럼 탑재 중량에서 뉴글렌을 능가하는 다른 재사용 발사체도 보유하고 있지만, 어쨌든 전에는 존재하지 않던 적수를 시장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것이다. 블루 오리진이 발사체 시장을 어느 정도 확보할지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