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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고용 한파에도 금리 동결, 더 시급해진 추경

입력 2025.01.16 18:41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6일 기준금리를 연 3.0%로 동결했다. 원·달러 환율이 1450원을 넘는 고환율 속에서 기준금리를 내리면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더 벌어져 원화 약세를 부추길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경기 침체 속에서도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기댈 수 없게 된 정부는 추가경정예산 등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서둘러야 한다.

금통위는 금리 동결 후 “예상치 못한 정치적 리스크 확대로 성장 전망과 외환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현 금리 수준을 유지하며 대내외 여건 변화를 좀 더 점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한은의 진단처럼, 대통령 윤석열의 12·3 비상계엄 선포는 소비·투자를 위축시키며 한국 경제 전반에 치명타를 날렸다. 내란 책동 후 환율은 금융위기 수준인 1400원대 후반에서 고공비행 중이다. 급격한 환율 상승은 대외신인도에 악영향을 미치고 물가를 불안하게 만든다. 한은은 환율 1470원대 고착 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예상치(1.9%)를 넘겨 2.05%에 달할 것으로 봤다. 여기에 유가 상승세도 심상치 않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경기 상황만 보면 금리를 내리는 게 당연하다”고 했다. 지금 경제 상황이 벼랑 끝에 서 있다는 뜻이다. 수출이 버팀목 역할을 해왔지만, 관세를 앞세운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중국의 제조업 굴기로 수출 경쟁력도 경고음이 울린 지 오래다.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 증가폭은 16만명에 그쳐 2023년보다 ‘반토막’이 됐다. 지난해 소매판매액지수는 2003년 ‘카드대란’ 후 2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그렇게 일자리가 줄고 가계빚 늘고 소비는 줄면서 자영업자는 폐업에 내몰리고, 취약계층은 하루하루 버티기 힘든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이대로라면 정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1.8%조차 달성하기 힘들다. 경기·고용 침체가 발등의 불이 됐지만,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예산 조기 집행만 되뇔 뿐 이창용 총재와 대다수 경제전문가들이 요구한 추경을 외면하고 있다. 부자감세와 건전재정에 목매 경제 활력을 저해시키다 이제는 재정 정책의 골든타임마저 놓칠 판이다. 한국 경제를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때로 되돌릴 셈인가. 최 대행은 윤석열이라는 정치·경제 불안 요소를 제거해 금리 인하 여건을 조성할 책무가 있다. 경기 회복의 마중물 삼을 대규모 추경도 하루빨리 편성해야 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에 관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에 관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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