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웨스팅하우스 분쟁 타결…체코 원전 수주 가능성 커져

김경학 기자

체코 원전 수주 경쟁으로 촉발한 양측 분쟁

분쟁 마치고 향후 협력하기로 의견 모아

체코 두코바니 원자력발전소 전경.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체코 두코바니 원자력발전소 전경.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2년 넘게 벌인 지식재산권 분쟁에 마침표를 찍기로 합의했다.

16일 원자력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한수원을 대표로 하는 한국 원자력발전소 건설·운영 사업자 일명 ‘팀 코리아’는 웨스팅하우스와 지식재산권 분쟁 절차를 중단하고 향후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건설 사업 수주 때만 해도 한수원·한국전력공사 등 ‘팀 코리아’와 웨스팅하우스는 같은 배를 탔다. 미국 정부 수출 통제 대상인 원전 수출에 필요한 신고 절차도 웨스팅하우스가 진행했다.

갈등이 불거진 건 2022년 체코 원전 사업 입찰 때부터였다. ‘팀 코리아’를 주도하는 한수원은 원전 완전 국산화에 성공했다며 웨스팅하우스 없이 독자적으로 입찰을 진행했다. 그러나 입찰 경쟁자였던 웨스팅하우스는 한수원의 원전 기술이 자사의 기술을 기반으로 한 것이라며 지식재산권 침해이자, 미국 상무부의 수출통제 허가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미국 법원 등에 소를 제기했다.

‘팀 코리아’에 웨스팅하우스와의 분쟁은 오는 3월 발표될 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 사업 수주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이날 합의를 계기로 양측이 분쟁 절차를 종료하면 ‘팀 코리아’는 물론, 양측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던 체코 정부나 발주사 입장에서도 ‘청신호’일 것으로 여겨진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13일 기자 간담회에서 “(분쟁이) 풀어진다면 엄청나게 큰 시장에 같이 가서 조인트(공동) 파트너십으로 할 일이 많다”며 “한·미 기업이 공동으로 많은 것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논란의 불씨는 있어 보인다.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 등은 이날 합의와 관련해 구체적인 조건 등은 밝히지 않기로 비밀 유지 계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원전 업계 안팎에서는 한수원이 체코 원전 수출과 관련해 웨스팅하우스에 일정 부분의 일감을 주고, 향후 유럽 등 제3국 원전 수출도 공동 추진하는 내용의 합의일 것으로 보고 있다. 원활한 체코 원전 수주를 위해 지나치게 ‘팀 코리아’에 불리한 조건으로 합의를 했다면 정치권 안팎에서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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