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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색다른 호외에 대하여

[이갑수의 일생의 일상]어느 색다른 호외에 대하여

호외(號外)란 일간지가 매일 발행하는 정규 호수 외에 따로 발행하는 책받침 같은 신문을 말한다. 그 어떤 돌발 사태가 터졌을 때, 이를 급히 전하기 위해 만든다. 주로 계엄이나 긴급조치 등 정치적인 격변이 많았던 시기에 호외가 뿌려지곤 했다. 가장 최근에 접한 건 경향신문의 “시민이 이겼다. ‘내란 주범’ 윤석열 탄핵소추안 가결”, 동아일보의 “尹 대통령 탄핵, 직무정지” 등이었다.

이건 신문사가 제작하는 것이고 내 스스로 달력에서 하루를 특별히 기념하기 위하여 만든 호외가 있다. 개인적 역량이 미천해 직접 호외를 만들진 못하고 그날치 주요 신문들을 모아 호외처럼 간직하는 것이다. 그간 나는 딱 두 번 나의 호외를 발행하였다.

간신히 결혼하고 첫째에 이어 둘째가 내 곁을 찾아왔다. 그날도 아이와 산모의 건강을 확인한 뒤, 병원에서 신새벽의 가판대로 내달렸다. 이날치 잉크 냄새 가득한 신문을 구입하고 밀봉을 했다. 그리고 아이가 일생의 동반자라며 듬직한 청년을 데리고 왔을 때, 제 태어난 날의 신문을 선물로 주었다. 넬슨 만델라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대통령으로 취임했다는 뉴스가 톱으로 담긴 1994년 5월10일자 신문.

그 아이가 뉴욕에 어렵게 정착하고 드디어 아이를 낳은 날, 모처럼 신속하게 움직였다. 예전처럼 가판대마다 흔한 게 아니었다. 겨우 구한 2024년 12월16일자 신문들을 봉투에 담았다. “윤석열 1차 소환 불응 검찰, 오늘 2차 통보” “尹, 檢출석 거부. 헌재, 오늘 첫 탄핵 회의” 등등. 이제 막 태어난 아이가 나중에 본다면 퍽 어지러울 타이틀들. 나의 호외 제3호에는 제 부모가 정한 이름, 소하를 특별하게 적으면서 손녀에게 주는 편지도 동봉했다.

며칠 후, 이번에는 딸이 우편으로 신청한 뉴욕타임스가 도착했노라면서 사진을 보내주었다. 그날치 1면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An Immigrant Felt He Belonged in the U.S., Until Now(이민자들은 지금까진 자신들이 미국에 속한다고 느꼈다).” 나에게는 그야말로 색다른 호외 곁에서 아이는 계속 잔다고 했다. 머나먼 별에서 이제사 우리한테 온 손님, 그곳에 두고 온 것들을 헤아리며 머리에 새기는 중이라고 말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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