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석방·공수처 해체 주장
과천청사 인근 분신 시도도

구치소 앞에선 “탄핵 반대” 윤석열 대통령이 구금 중인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16일 열린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효진 기자 hoho@kyunghyang.com
윤석열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체포돼 조사를 받게 되면서 탄핵 반대 집회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공수처가 있는 정부과천청사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집회를 계속하면서 “오동운 사형” “공수처 해체” 등 윤 대통령을 체포해 조사하는 공수처를 향해 날 선 구호를 연발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윤 대통령이 수용된 서울구치소와 윤 대통령 측이 청구한 체포적부심사가 열리는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인근에 몰려가 윤 대통령 석방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신자유연대, 자유통일당 등 보수단체 회원 등 지지자들은 16일 오전 영하 2도 날씨 속에서 털모자와 두꺼운 패딩점퍼 등 방한용품으로 무장한 채 태극기, 성조기를 흔들며 “윤석열 대통령”을 연호했다. 지지자들은 ‘STOP THE STEAL(도둑질을 멈춰라)’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싸우겠습니다’ 등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정부과천청사 앞 인도와 도로 1개 차선에 걸쳐서 집회를 벌였다.
한때 집회 상황을 통제하는 경찰 기동대원들이 신고된 장소 이내로 집회 범위를 제한하자 지지자들이 경찰에 격렬하게 항의하며 긴장된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 윤 대통령 측이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된 공수처 조사에 불응하기로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함성을 지르기도 했다.
오전에 50여명이던 집회 인파는 오후 들어 늘어나기 시작해 오후 1시 기준 700여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모였다. 한 지지자는 “한·미·일·이스라엘이 연합했고 우리는 북·중·러 연합과 싸워야 한다”면서 행인들에게 이스라엘 국기를 나눠주기도 했다. 지지자 중 일부는 윤 대통령이 공수처에 체포된 전날부터 이곳에 텐트를 치고 밤새 자리를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오후 8시5분 집회 현장 인근 녹지에서는 50대 남성 A씨가 분신을 시도해 중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화상전문병원으로 이송돼 현재까지 중태인 A씨가 윤 대통령 지지 집회에 참가한 이력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구금된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 앞에서도 이날 오후 1시 지지자 500여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모여 탄핵 반대 집회를 열었다. 대한민국바로세우기본부 등 보수단체 회원들은 “지금부터라도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 “수사권도 없는 공수처가 위법하게 받은 영장으로 대통령을 체포한 것”이라며 윤 대통령을 옹호하고 공수처의 체포 과정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