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부양책 효과 5.4% 성장
소비 부진 속 생산·수출 급증
올해도 5% 성장 목표치 예상

13일 베이징의 한 쇼핑몰에서 세일 행사가 열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5.0%를 기록했다. 한 해 내내 부동산 시장 침체가 계속되고 내수가 부진했던 가운데 4분기 부양책과 수출 증가에 힘입어 목표를 달성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7일 지난해 중국의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134조9084억위안(약 2경6797조원)으로 전년보다 5.0%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중국 정부가 제시한 5.0% 안팎이라는 목표치에 부합하며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다. 로이터통신이 전문가 설문을 통해 집계한 성장률 전망치 중간값은 4.9%였다.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5.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분기별 성장률은 1분기 5.3%, 2분기 4.7%, 3분기 4.6%로 점차 둔화되며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지만, 지난해 9월 말 중국 정부의 부양책이 시작되면서 4분기 성장률이 반등했다.
국가통계국은 대내외적 어려움이 가중됐지만 “‘온중구진’(안정 속 성장) 기조를 견지하면서 ‘고품질 발전’(첨단기술 위주 발전 전략)을 착실히 추진했으며 적시에 증량정책 패키지(통화·재정정책)를 내놓으며 사회적 자신감을 효과적으로 진작했다”며 “경제가 명확히 회복돼 경제 발전 주요 목표 임무가 순조롭게 달성됐다”고 밝혔다.
인위적으로 부동산 가격을 떠받치는 자극책은 피하면서 적시에 부양책을 시행하고, 기술 경쟁력에 힘입어 목표를 달성했다는 설명이다.
생산과 수출이 성장을 이끌었다.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5.8% 증가했다. 과잉생산 논란에 휘말렸던 신에너지차는 39%, 반도체는 22% 증가했다. 4분기 산업 설비 가동률은 76.2%로 지난 3년간 최고 수준을 보였다. 수출총액도 7.1% 늘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귀환을 앞두고 수출기업들이 선적을 앞당긴 것도 수출 증가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소비증가율은 3.5%에 그쳤다. 12월 소매판매는 3.7% 증가해 전달(3.0%)보다는 증가 폭이 커졌다. 이는 춘절 연휴를 앞둔 효과로 해석된다. 소비자물가는 0.2% 상승했다. 캉이 국가통계국 국장은 소비가 부진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만수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 정부의 부양책이 소비 등 실물경제보다는 증시를 비롯한 심리 측면과 생산과 투자 방면에 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개발은 10.6% 감소했다. 부동산 투자가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3%로 전년보다 0.5% 감소한 수치라고 중국 당국은 설명했다. 캉 국장은 “중국이 경제구조를 최적화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이는 중국이 올해도 부동산 시장의 구조조정을 지속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중국 당국이 눈여겨보고 있는 지표는 고용이다. 해마다 5%의 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하는 이유도 매년 1000만명의 신규 취업자를 수용하는 데 필요한 최저치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2024년 도시 조사 실업률은 평균 5.1%로 조사됐다. 재학생을 제외한 16~24세 연령대의 12월 실업률은 전달(16.1%)보다 0.4%포인트 감소한 15.7%를 기록해 4개월 연속 감소했다. 전체 실업률은 12월(5.1%)이 11월(5.0%)보다 높았다.
기업들이 춘절(중국 설) 전에 고용을 주저하고, 미국과의 무역분쟁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실업률이 높아졌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대중 강경책을 예고한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귀환으로 인해 중국의 올해 성장률은 작년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서방 기관들은 예측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4.5%, AFP통신은 4.4%, 세계은행은 4.5% 성장을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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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은 올해 경제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캉 국장은 “우리는 2025년 중국의 경제 발전에 전적으로 확신을 갖고 있다”며 “중국의 성장잠재력은 여전히 높은 수준에 있다”고 말했다.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목표치는 오는 3월 양회에서 제시된다. 지난해와 같은 ‘5% 안팎’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