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 청구가 예상되는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서 시위를 시도하던 윤 대통령 지지자를 경찰이 끌어내고 있다.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17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서부지법 앞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지지자는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 앞에 진을 치고 밤샘 시위를 하고 있다. 한 시민이 시위를 벌이다 법원 직원을 밀쳐 경찰에 체포되는 등 시위가 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17일 20대 남성 A씨를 전날 오후 10시 50분쯤 현행범 체포했다고 밝혔다. A씨는 법원 입구 철문을 안에서 닫으려던 법원 직원을 밀쳐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전날 밤부터 모인 지지자들은 “영장 발부를 저지하겠다”며 법원 정문 앞을 막아서면서 경찰과 충돌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날 오후까지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이 법원 입구에서 집회를 열지 못하도록 막자 일부 지지자들은 인근 공원으로 자리를 옮겨 시위를 이어갔다. 서부지법은 법원 앞 시위가 이어지자 법원 주차장 통제에 나서기도 했다. 이날 오후 12시40분에는 국민희망시대 등 단체들이 ‘서부지법 체포영장 발부 규탄 집회’를 열기도 했다.
오후들어 지지자들이 서부지법 앞으로 모여들면서 질서가 흐트러지자 경찰은 지지자들에게 “집시법 11조 위반이니 (신고된) 집회장소로 이동해달라”고 연신 경고했다. 이에 일부 지지자가 “왜 집회를 열지 못 하게 하느냐. 경찰이 민주당에 동조하는 것이냐”며 격렬하게 항의하자 중재에 나선 대화경찰이 진땀을 빼기도 했다.
오후 5시 35분쯤 공수처 차량이 서부지법 앞에 도착하자 윤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선 “영장 기각” “XXX들아 부끄럽지도 않냐” “이재명 구속” 등 격앙된 반응이 터져나왔다. 약 10분 후 공수처 차량이 서부지법을 나설 때까지 지지자들의 욕설 섞인 고함이 이어진 가운데 일부는 경찰 통제선 너머로 뛰어들기도 했다. 이들은 오후 6시15분쯤 법원 건너편 인도와 도로에 탄핵 찬성 집회 행렬이 지나가자 “저것도 불법집회 아니냐. 빨갱이 XX들 해산시켜라”고 경찰에 항의하기도 했다.
공수처의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앞두고 지지자들의 반응은 격화되는 양상이다. 전날 오후 11시42분 한 보수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윤 대통령 측의 체포적부심사 청구를 기각한 판사를 살해하겠다는 취지의 글이 올라오기도 헀다. 경찰은 현재 게시글 작성자를 추적 중이다.
윤 대통령 지지집회를 열고 있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전날 50대 남성 A씨가 지난 15일 경기 과천 공수처 근처 녹지에서 분신을 시도한 사건에 관해 “제게도 개인적으로 ‘생명을 던지겠다’는 메시지가 수백통이 왔다”며 “지금은 때가 아니니까 언제든지 내가 죽을 기회를 줄 테니, 조금만 더 기다려서 효과 있는 죽음을 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A씨는 앞서 15일 오전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도 분신을 시도하다 현장을 경비하던 경찰 기동대에 저지됐던 것으로 알려진다. 인근 파출소로 인계된 A씨는 “이재명 대표는 체포 안하면서 왜 윤 대통령은 체포하느냐. 화가 나서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화상전문병원으로 이송돼 현재까지 중태인 A씨가 윤 대통령 지지 집회에 참가한 이력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공수처, 서울구치소, 서울서부지법, 서울중앙지법 등 앞에서는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집회를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보낸 화환이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 늘어서 있다. 권정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