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7일 국회 교육위원회의 AI 디지털교과서 검증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앞두고 열린 국회 청문회에서 교사들이 AI 디지털교과서의 교육적 효과를 두고 엇갈린 평가를 냈다. AI 디지털교과서가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사이 상호작용을 줄인다는 지적이 나온 한편 아직 학교 현장에 본격적으로 도입되지 않아 평가하기 이르다는 반론도 나왔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AI 디지털교과서 검증 청문회를 열었다.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인 천경호 경기 성남 보평초 교사는 “AI 디지털교과서는 학생들의 교과에 대한 흥미는 높일 수 있을지 몰라도 교과를 왜 배워야 하는지 의미나 목적을 충분히 전달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천 교사는 “AI 디지털교과서가 성적이 낮은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높이는 데 충분히 도움된다는 게 일관된 연구”라며 “방과 후에 교과 보충지도 자료로 사용하는 것은 충분히 다룰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반면 조재범 경기 용인 풍덕초 교사는 “AI 디지털교과서를 사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평가를 내리는 것은 성급해 보인다”며 “AI 교과서가 현장에 더 많이 보급되고 선생님들이 더 많이 활용한다면 학습 효과가 증명될 것”이라고 했다.
일부 시·도교육감은 AI 디지털교과서를 교과서가 아닌 교육자료로 도입해 시범 사업을 하며 문제점을 수정·보완하는 것이 낫다고 했다. 이들은 구독료를 교육청 예산에서 부담해야 해 지방교육재정 부담이 커진다고 호소했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서책형 교과서는 권당 평균 1만원인데 AI 디지털교과서 업체는 9만~12만원을 주장하니 10배로 비쌀 수밖에 없다”며 “이런 부담을 지방교육재정으로 감당하라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말했다. 이정선 광주시교육감도 “구독료를 교부금으로 대처하라고 하면 재정이 열악한 교육청으로선 어떻게 해볼 방법이 없다”고 했다.
야당은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과거 아시아교육협회 이사장 재임 당시나 서울시교육감 선거 출마 당시 에듀테크 기업으로부터 고액의 후원금을 받았던 점을 지적했다. 에듀테크 업체들을 키우기 위해 AI 디지털교과서를 강행 추진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한 것이다.
이 장관은 “아시아교육협회는 비영리 공익법인으로 정치 기부금을 받는 것은 절대 사적 이해관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제가 에듀테크 업체들에 이익을 주기 위해서 이 일을 한다는 것은 정말 억울한 주장”이라고 했다. 그는 ‘장관 퇴임 후 아시아교육협회로 돌아가지 않고 에듀테크 업체와 관련된 곳에도 몸 담지 않겠느냐’는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 물음에 “약속하겠다”고 답했다.
이 장관은 2022년 국제학술지에 게재된 디지털교과서 관련 논문에 자신의 딸인 이소민 미국 워싱턴주립대 교수를 공동저자로 올려 특혜 논란이 제기된 데 대해선 “교수 대 교수로서 한 것”이라고 부인했다. 해당 논문 공동저자 중 한 명인 정영식 전주교대 교수도 “장관님 딸은 이미 성장한 성인이었다”며 “저도 우리 딸하고 논문을 쓰고 싶다”고 했다.
여야는 ‘반공청년단’의 국회 기자회견을 주선해 비판을 받은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을 두고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야당은 “올바른 민주의식과 역사의식을 가지고 아이들의 모범이 되어야 할 국회의원이 오히려 1980~1990년대 민주주의를 탄압했던 폭력과 독재의 상징을 국회에 끌어들인 것을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다”며 김 의원에게 교육위를 사임하라고 요구했다. 여당은 김 의원이 백골단을 부활시키자는 취지는 아니었다며 두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