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둘러싼 ‘왕좌의 게임’···한남4구역 놓고 맞붙은 삼성 vs. 현대

심윤지 기자

건설업계 1·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맞붙은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시공사가 18일 결정된다. 이번 수주 경쟁의 승자가 앞으로 재건축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큰 만큼 두 회사 모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한남4구역 재개발 조합은 18일 오후3시 서울 이태원교회에서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 예정이다. 한남4구역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을 재개발해 총 51개동, 2331가구를 짓는 사업으로 총 사업비만 1조6000억원에 달한다. 이번 수주전은 업계 1·2위인 삼성건설과 현대건설이 맞붙었다. 삼성물산은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을, 현대건설은 ‘디에이치 한강’을 단지명으로 제안한 상태다.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 조감도. 삼성물산 제공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 조감도. 삼성물산 제공

삼성건설은 ‘한강 조망’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조합원 아파트는 모두 한강이 보이도록 설계하겠다는 것이다. 한강 조망을 극대화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원통형 구조도 도입했다. 파격적인 금융 조건도 눈길을 끈다. 이주비 대출은 담보인정비율(LTV) 150%, 최저 12억원까지, 분담금 상환은 입주 후 최대 4년 뒤로 유예할 수 있도록 했다. 분양 이후 공사비를 받겠다는 ‘분양수입금 내 기성불’ 조건도 내걸었다.

반면 현대건설은 ‘빠르고 저렴하고 확실한 공사’를 강조한다. 현대건설은 1조4855억원을 총 공사비로 제시했다. 3.3㎡로 환산한 공사비는 881만원으로, 삼성물산이 제시한 공사비(938만원)보다 낮다. 공사 지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책임준공 조건’을 제안했고, 공사 기간도 49개월로 삼성물산(57개월)보다 짧게 잡았다. 금리 상승기에도 사업비 전액은 양도성예금금리(CD)+0.1% 고정금리로 조달하겠다고 약속했다.

디에이치 한강 조감도. 현대건설 제공

디에이치 한강 조감도. 현대건설 제공

건설경기 침체기에 양사가 이렇게 치열한 수주전에 나선 건 한남 4구역의 높은 사업성 때문이다. 한남4구역은 인접한 한남3구역보다 부지 면적은 작지만 조합원 대비 공급물량이 많아 높은 분양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한남 뉴타운 내부에서도 ‘노른자 땅’으로 불리는 이유다.

정비사업 주도권 다툼이라는 ‘상징성’도 무시할 수 없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지난해 업계 2위인 현대건설이 반포 1·2·4주구 등 강남권 핵심 사업지를 다수 수주하며 입지를 다지는 동안 1위인 삼성물산은 상대적으로 수주에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래미안’이라는 브랜드 파워도 여전히 무시할 순 없다”며 “이번 결과에 압구정, 성수, 목동 등 주요 재건축 사업장의 주도권이 달린 만큼 양측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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