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윤 대통령은 확신범…증거인멸·도주 우려”

이정호 기자

윤갑근 변호사 “확신 없이 계엄 말 되나”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체포돼 첫날 조사를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체포돼 첫날 조사를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윤 대통령을 ‘전형적인 확신범’으로 지칭하며 증거 인멸과 재범·도주 우려 등이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전날 서울서부지법에 제출한 150여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윤 대통령이 범행을 전혀 뉘우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적었다.

윤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여러 차례의 대국민 담화와 자필 편지, 탄핵 심판, 공수처 조사 등에서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주장한 바 있다.

공수처는 또 윤 대통령이 2차 계엄을 실행하려 한 정황이 있어 추가 수사가 필요하고 향후 탄핵이 기각되면 다시 비상계엄 등 극단적 조치를 할 수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상계엄을 전후해 휴대전화를 교체하고 메신저 앱인 텔레그램을 탈퇴한 점 등을 근거로 들며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고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 측은 “황당한 이야기”라며 이날 오후 2시에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관련 내용을 적극 반박하겠다고 예고했다.

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비상계엄은 직을 걸고 하는 것인데 확신 없이 비상계엄을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확신범이라는 건 죄가 없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으로서는 당연히 국가 위기 상황으로 판단하고 헌법상 권한을 행사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공수처가 2차 계엄과 관련한 재범 위험을 거론한 데 대해서는 “그게 말이 되느냐”며 “물리적으로 상황적으로 대한민국의 여건상 계엄을 두 번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윤 변호사는 또 “텔레그램에는 엄청난 정보, 문자 메시지가 들어오고 쓸 데 없는 것도 있으니 정기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당연하고 일반인도 다 한다”면서 “이를 증거인멸이라고 하는 것은 부실 수사”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서울서부지법에서 시작되는 영장실질심사에 직접 출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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