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란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여부 결정을 앞두고 18일 오후 윤석열정권퇴진대전운동본부와 시민들이 대전 서구 둔산동 은하수네거리에서 윤 대통령의 구속과 파면을 촉구하는 21차 대전시민대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내란 수괴(우두머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리는 동안 시민들은 서울 광화문에 모여 “윤석열을 즉각 구속하라”고 외쳤다. 이들은 “탄핵만이 끝이 아니”라며 더 나은 사회를 만들자고 촉구했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18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7차 범시민대행진을 이어갔다. 주최 측 추산 15만여명의 시민이 참여해 동십자각부터 경복궁역까지 거리를 메웠다.
이날 집회에서도 다양한 시민이 무대에 올라 발언을 이어갔다. 집회 참석자들은 지난 15일 윤 대통령이 체포된 데 대해 안도감을 표하면서도 ‘제2의 윤석열’이가 나오지 않도록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레빗 학생인권법과 청소년 인권을 위한 청소년·시민전국행동 공동대표는 “몇 날 며칠을 잠 못 이루던 우리는 윤석열이 체포된 이후 조금 편하게 잠을 잘 수 있게 됐다”며 “내란 우두머리를 체포한 건 공수처와 경찰이지만, 그 심판을 받게 한 건 우리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시민이 아닌 윤석열을 선택한 내란공범 국민의힘, 공직자들도 반드시 심판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성화고를 졸업한 ‘고졸 노동자’로 자신을 소개한 신은진씨는 “윤석열 정권 이후 운 좋게 살아남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세상을 꿈꾼다”고 말했다. 그는 “매년 반복되는 산재 사고와 참사를 봤다”며 “특성화고 재학생과 고졸 노동자도 학력 차별 없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세상을 함께 만들어달라”고 했다.
고등학생 김민욱군은 “제가 80년은 더 살아야 하는데 ‘윤석열2’가 나와서 되겠느냐”고 외쳤다. 그는 “우리 사회가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를 제대로 자정하지 못해 절반에 가까운 유권자가 선동에 홀라당 넘어갔다. 이보다 큰 실수가 있나”라며 “그래서 저는 페미니스트·장애인·성소수자를 지지한다.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라고 했다.
중학교 3학년이라고 소개한 한 청소년은 “부모님의 걱정 때문에 몰래 집회에 나온 적도 있다”며 “윤석열 구속과 퇴진 이후로 세상이 이치에 맞게 흘러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범죄자는 범죄에 대해 제대로 된 벌을 받고, 여성·청소년·장애인·노동자 등 모든 사람에게 차별 없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배달 노동자, 울산 HD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 등도 무대에 올라 “안전하게 노동할 권리”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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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참가자들은 이후 광화문 동십자각을 시작으로 안국역, 을지로입구역을 거쳐 서울 광장 인근까지 행진하며 집회를 마무리했다. 세월호 유가족과 여러 시민사회 단체가 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을 위해 주먹밥·커피·어묵 등 먹거리를 나눔 했다.
서울 외에도 부산·광주·대전·포항 등 전국 곳곳에서 이날 윤 대통령의 구속과 파면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